생생후기

아이슬란드, 태풍 속에서 찾은 온기

작성자 박주현
아이슬란드 WF73 · ENVI/FEST/MANU 2014. 07 아이슬란드, Raudasandur

Red sand music festival in the Western fjord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이슬란드는 꿈의 나라였고 이곳을 혼자 여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내가 사랑하는 워크캠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였다. 아이슬란드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워크캠프는 감히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참여한 워크캠프는 Raudasandur라는 아이슬란드 북서쪽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 축제의 Staff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고였다. 참가 전 런던으로 가서 여행을 하다가 아이슬란드로 하는 저가항공권으로 약 20만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하지만 BONUS라는 마트를 활용하면 저렴한 여행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어디서든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므로 구지 아이슬란드 화폐로 환전할 필요는 없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이 워크캠프에 대해 말하자면 아마 일주일 밤을 꼬박 새워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4개의 워크캠프에 참여하였지만 이 워크캠프가 최강, 최고였다. 물론 함께한 팀원들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아이슬란드의 정말 외딴 곳에서 이뤄지는 이 음악축제는 대단했다. 그곳의 광경은 진짜 말 그대로 내가 화성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대단한 음악 축제라고 생각할수 있을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그 반대였다. 준비하는 당일부터 태풍예고에 비바람이 쳤고 7월이었음에도 두꺼운 바람막이, 털장갑, 털모자가 필수였다. 헛간을 개조한 무대는 정말 낭만적이고 멋있었으나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해야하는 이 음악축제의 특성상 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하여 장소를 3번이나 변경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트에서 벌벌 떨던 밤들, 이리저리 캠프장소를 옮겼던 경험, 3일 밤낮으로 진행된 음악 축제, 그리고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어메이징했다. 말로 이를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울 뿐이다. 아티스트, 참가자들 모두 아이슬란드의 넓은 해변에서 캠핑을 하였고 워낙 외딴 곳이라 3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동네가 전부인 곳이었다. 그리고 해도 지지 않는다. 밤새 즐길 수 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 뮤직페스티벌이 아쉽게도 2015년에는 1년을 쉰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슬픈 일이다. 2016년에는 다시 개최되기를 바래본다. 나와 같이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이 캠프에서 가장 놀라웠던 발견은 내가 그렇게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점이었다. 말했던 것처럼 이 캠프는 텐트를 치고 야외에서 캠핑을 해야 한다. 그것도 태풍 한가운데에서. 밤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느낄 수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그만한 온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샤워시설도 없다. 3-4일씩 머리를 감지 않았지만 워낙 추운 날씨, 바람 때문에 떡이 지지도 않는다. 단지 뒤엉키고 지저분해 보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것을 뭐라하지 않는다. 또한 내가 참가했던 어떤 워크캠프보다도 열악한 음식이 주어진다. 추운 환경과 캠핑에 맞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빵 몇조각, 참치통조림, Bean 통조림, 케찹 뿐이다. 누구든 먹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바깥에 불을 피우고 소시지를 구워서 빵에 넣어 먹으면 된다. 참치는 주로 생으로 먹고, bean은 통조림 채로 불에 넣어 보글보글 끓여 빵에 싸 먹었다. 음악 축제 마지막 날에는 참가자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연어파티가 있었으나 그것이 최후의 만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캠프는 최강, 최고이다. 음악축제가 끝나고 몇일간은 우리 캠프원들끼리 차를 타고 아이슬란드 곳곳을 여행하였다. WF 기관에서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의 일종인데 우리는 우리끼리만 렌트한 차를 타고 우리끼리만 숙소에 머물면서 여행할 수 있었다. 이 시간들은 최고였다. 더 표현하고 싶지만 더 표현할 방법이 없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면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