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오로라, 그 이상의 용기를 얻다

작성자 백지영
아이슬란드 WF200 · ART/STUDY/CULT 2014. 12 - 2015. 01 eskifjörður

Christmas camp in the East of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동기는 무척이나 단순했습니다. 죽기 전에 이왕이면 대학시절에 북극의 오로라 현상을 내 눈으로 한 번 보고 싶다는 소망이 전부였습니다. 운 좋게도 영국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서 12월에 영국학교 방학을 하고 딱 크리스마스 방학 때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좋은 경험도 하고 1월에 시험을 보고 한국에 돌아오자고 생각했습니다. WF200 활동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기간인 것 같습니다. 참가 전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습니다. 영국에 오기 전 비행기 티켓팅을 미리 해둔 것이 전부 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침낭 같은 것은 부모님이 영국 택배로 부쳐주셨고, 아이슬란드 날씨 특성상 필요한 방한 방수 부츠 또한 영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저렴할 것 같아서 영국에 와서 구매했습니다.워크 캠프에 기대했던 점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겁도 많고 새로운 사람이랑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하는 성격이라서 이 성격을 고치지 않고 학교 졸업을 하고 더 큰 사회에 나가게 되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아서 이번 캠프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비해서는 교통도 잘 되있지 않은 아이슬란드에 한밤 중에 도착해서 워크캠프 레이캬빅 숙소를 찾아가는 과정 만으로도 독립심을 많이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솔직히 활동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이슬란드 대부분의 워크캠프가 동일할 것 같지만 날씨가 춥고 세상은 온통 눈이기 때문에 하는 활동이 별로 없습니다. 공식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숙소 근처에 있던 양로원 시설에서 아이슬란드 이야기에 등장하는 Jólaköttur(The Yule Cat)에 관한 노래와 여러 크리스마스 캐롤송을 불러드렸고, 그 건너편 쯤에 위치한 교회에서 실내장식하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실내장식을 도와드리던 중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엄청 무거운 판 밑에 손이 깔렸는데 진짜 다들 너무 놀랐고, 판이 너무 무거워서 다들 마음은 급한데 올리지를 못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실내장식을 도와드리고 목사님이신 다비드(미국식 David)께서 초콜릿을 나누어 주셨는데 그 무엇보다도 달았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새해를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각 국의 여러 친구들과 맞이했던 사실입니다. 나라마다 새해가 시작되는 시간이 달라서 그 때마다 그 나라에서 온 친구를 포옹하며 Happy New Year을 외쳤습니다. 밖에는 정말 불꽃놀이들이 미친듯이 터졌는데 살아서 다시 한 번 아이슬란드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양로원 시설에서는 정말 간식도 많이 얻어먹었고, 여행을 많이 다니고 낚시를 하시던 한 할아버지 방에서 수많은 음악 CD들을 보고 정신없이 구경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말고도 세 명의 한국사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고, 세 명의 일본 사람들과도 무척이나 즐겁게 지냈습니다. 특히 저희 한국 사람들과, 1명의 독일인 두 명의 일본인은 사이가 매우 좋아서 히치하이킹을 해서 옆마을에도 갔다 오고 정말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샤워를 한 번 하려면 수영장에 가야하는데 수영장이 왕복 40시간이고, 제가 하도 자주 넘어져서 친구들이 하루에 몇 번 넘어지는 지 세야 겠다고 했던 웃음 나는 에피소드들도 많았습니다. 처음 보는 친구들과 거의 2주를 넘게 먹고 자고 씻고 생활하다 보니 신기한 것들 투성이 였습니다. 종이접기 지진아인 저에게 꾸준히 알려주던 파리지앵 에밀리, 캐나다를 퀘백 빼고 나머지 라고 부르던 사라도 무척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참가 후에는 확실히 좀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저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게 웃으며 친화력 있게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좀 더 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배우고 느낀 점은 확실히 동양인 사람들이 자신이 맡은 일이 아니더라도 여러 일들을 도와주는 반면 서양쪽의 친구들은 자기가 맡은 일 만을 하면된다는 사상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얌체 같이 보였지만, 그들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슬란드는 정말 느리고 여유로운 동네이므로 정말 하는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 프랑스 친구는 자기는 영상 촬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알았다고 속은 기분이라고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런 캠프를 원하신다면 다른 워크캠프를 지원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