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유럽에서 만난 또 다른 가족, 그리고 나

작성자 서진아
독일 IBG 23 · 환경 2015. 07 - 2015. 08 Annaberg-Buchholz

Annaberg-Buchholz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갓 20살이 되자마자 였습니다. 아는 언니로부터 워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막연하게 언젠가 가보아야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 1년 반 뒤, 같은 과 동기가 유럽으로 워캠을 갔다 오게 되었고,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새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 전에는 사실 크게 신경을 못쓰고 있다가 출국 며칠 전 부랴부랴 반크에 광개토태왕을 신청해 몇 가지 자료만 챙겨 갔습니다. 아 그리고 공기도요. 영어 실력은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아무런 걱정이 없어서 딱히 준비한 건 없었습니다. 음식같은 건 독일 도착해서 한인마트에서 샀습니다.
우선 새 친구들을 만나고, 그 지역에서 살아본다는 게 저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쉽게 해보지 못할 경험이고 저 자신에게도 여러모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서의 봉사는 어느 산에서 사람 허벅지 정도 오는 길이의 잡초를 현지인이 기계로 베면 저희가 그 풀을 치우고 나르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우습게 봤지만, 만만치 않은 풀의 무게에다 변화무쌍한 날씨, 여러가지 벌레 등으로 인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는 정말 모두가 지칠 수 밖에 없었지요. 오전8시부터 오후1시까지 일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원래 6시간 일해야 하는데 그 중 식사시간도 포함되어 있어 저희는 점심을 아예 일하는 시간 밖으로 뺐습니다). 그리고 오후시간은 자유롭게 놀거나 어딘가로 놀러가고, 저녁 먹은 후에도 현지 주민들과 워캠 참가자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묵은 숙소는 지역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어서 지역주민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같이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고 밤에 여러 놀이를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도시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셔서 제가 있던 그 지역을 제대로 느끼고 올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도 너무 좋았고 지역주민들도 너무 친절해서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리더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첫 워크캠프여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처음에는 잘 파악을 못했었는데요, 워크캠프를 몇 번씩 갔다 온 다른 나라 친구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과 역할 배분을 잘 못해서 사람들을 지치게 하기 일쑤였고, 심지어 리더의 착오로 인해 어느날은 광산 탐방 가는걸 일부 사람들이 못 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예산 관리 문제도 심각하였고, 언젠가부터는 아예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워크캠프가 진행된지 딱 반 정도 되었을 때, 저희는 다같이 모여 이 일에 대해 리더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하고 개선되기를 요구했으나, 그는 저희의 말을 하나도 듣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이 워크캠프 참가자 중 2명을 뺄 수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 문제가 많았지만, 다른 참가자들은 최대한 화를 억누르며 IBG 측과 연락하려 하였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워크캠프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다른 10명의 참가자들은 굉장히 서로 유대관계가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마지막 날 모든 참가자와 헤어지고 나서, 엄청난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모두와 함께였는데 이제는 혼자라는 생각에 한국으로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들이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저 뿐만이 아닌 다른 참가자들도 그랬다고 하고요. 저희는 서로를 family라고 가끔 불렀는데, 끝나고 보니 정말 가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는 그 시간동안 느낀 것은, 매 순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순간이란 건 정말 그 때가 지나가면 끝이니까요. 그리고 생각보다 제가 외국의 생활 방식에 잘 적응하고 한국의 매운 음식 없이도 잘 먹고 잘 지냈다는 것이 큰 발견이었습니다... 다음 워크캠프도 걱정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반드시 다시 워크캠프를 갈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함,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