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고요한 시골, 나를 돌아보는 시간

작성자 이선영
독일 NIG06 · 환경/보수 2015. 06 - 2015. 07 lohmen

Lohmen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 여름, 아는 오빠를 통해 워크캠프와 유사한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를 받은적이 있었다. 그 뒤로 반년이 지나고, 일년 동안 휴학을 하게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알아보던 중 워크캠프 설명회를 참석하게 되었다. 설명회에서는 몇몇 참가자들의 캠프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 속의 참가자들은 비록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모두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다. 이후 블로그 검색을 통해 다녀온 여러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볼수록 설레는 마음이 커져갔고 결국 워크캠프에 지원하게 되었다.
워크캠프의 큰 매력은 캠프 전후 일정을 편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였다. 나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여행하고 싶은 나라를 선택한 후 그에맞춰 워크캠프를 지원하였다. 출국 직전까지 바쁘게 생활하고 있었기에 캠프 전 오티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오티자료를 요청하니 바로 보내주셨고, 여러 블로그 후기를 통해 정보를 얻을수 있어서 준비도 수월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우리 캠프에는 한국 2명, 터키 2명, 이태리 2명, 대만 2명, 러시아 1명, 그리고 독일인 리더까지 총 10명의 외국인들이 모였다. 보통 9시부터 일을 시작해 두세시간이면 일이 끝나 그 이후의 시간은 자유시간이였다. 로멘은 정말 깡촌이라 데이터도 잡히지 않고 심지어는 식재료나 간단한 간식을 살 수 있는 조그만 가게조차 없었다. 숙소 주변은 풀, 들판 그자체였다. 그래도 유럽으로 오기 전 다섯달을 쓰리잡을 뛰었던 나한테 이 지루한 시간은 휴식으로 다가왔다. 내 성격도 워낙에 낙천적이라 좀 쉬면 되지 라며 12시 이후로의 모든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벤치에서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거나 한국에서는 갖지 못한 여유를 느끼는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남는시간을 조금더 유익하고 알차게 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캠프 리더였던 리나는 처음 캠프를 맡은거였고 그랬기에 어떻게 캠프를 이끌어나가는지 몰랐던것 같다. 우리는 하루하루 지나가는 소중한 시간이 아까워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되는지 우리가 남는시간에 할수있는건 없는지 리나와 계속 소통하려고 했으나 리나는 무책임하게 나는 모른다라고 말만 할 뿐이였다. 그로인해 친구들과는 더욱더 돈독해 질수 있었지만 만약 그친구들과 다른 재미있는 활동을 더 했더라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오전일을 마치고 벤치에 앉아서 일기를 쓰거나 휴식을 취한 기억밖에 없어서 많이 아쉽다.

하루는, 어느 때와 같이 일을 마치고 벤치에서 일기를 쓰며 쉬고 있었다. 이태리 친구 카탈리나와 함께 있었는데, 우리 숙소 바로 옆 방과후 학교의 친구들이 살금살금 우리에게 다가왔다. 붙임성 좋은 카탈리나가 먼저 말을 걸었고 꼬마친구들은 처음에는 부끄러워 하다가 이내 우리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초등학생 정도의 친구들이라 아직 간단한 숫자같은 영어만 할 수 있어 서로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이내 독일어 책을 가져와 우리에게 독일어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고는, 자기네 방과후 학교로 우리를 초대했다. 우리는 흔쾌히 응했고, 그곳의 어린 친구들과 공놀이도 하고, 줄넘기도 하며 신나게 뛰놀았다.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 소통하려 노력했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임에도 우리를 배려하려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우리캠프 친구들은 동양인반, 서양인반으로 이루어졌었다. 흔히 말하는 동양, 서양의 문화차이가 신기할 정도로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만큼 비슷한점도 많았다. 삼주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우리랑 생각하는게 비슷하구나, 얘네도 내 또래의 한국 친구들과 별 다를게 없구나 라는걸 깨달았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가지고있던 막연한 서양인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도 얻은것 같다. 또 영어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다.
나는 모든일에는 배울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우리캠프는 다른 캠프만큼 활동적이지도 않았고 캠프리더와 다툼도 잦았다. 하지만 그로인해 다른 친구들과 더욱 돈독해 질수 있었다. 처음 캠프를 오기 전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다르고, 환경도 나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재미를 찾는건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