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초원에서 만난 세계, 그리고 성장

작성자 정민수
스페인 SVICL021 · 건설/복지/문화 2015. 07 스페인

MONLERAS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사실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된 계기는 학교때문이었다. 학교에서는 워크캠프 참가비와 일부 항공비를 지원해줬다. 사실 워낙 봉사활동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처음에 워크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구지 해외에 나가면서까지 봉사를 해야하나 싶었지만, 학교에서의 권유와 또 주위 선배들이 꼭 참가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참가하기를 결심했다. 유럽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나였기에 참가전하던 준비는 상당히 막막했었다. 대부분의 워크캠프 참가자들이 그러하듯 나도 워크캠프뿐만 아니라 간김에 여행도 하고오자는 마음을 먹고 여행할 나라들과 지역들을 정하고 루트를 짰다. 또한 스페인에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현지 날씨나 여행 정보등 소소한 팁을을 얻어서 준비를 시작했다.
워크캠프에 대해서 기대했던 점은 일단 다양한 국가의 사람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몇년간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했었지만 그래도 유럽은 처음이었기에 유럽국가의 사람들과의 만남이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2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단지 영어만 사용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기에 기대반 두려움반이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 갔을 때 상당히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그리고 여행했던 스페인과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마드리드에서 버스타고 약 4시간정도 서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몬레라스(Monleras)라는 지역은 정말 세렝게티 초원을 연상시키는 그런 초원이었다. 심지어 숙소에서는 핸드폰 시그널도 잘 잡히지 않아서 항상 숙소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시그널을 잡기위해 서있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현지에서 우리가 맡았던 일은 화덕을 만드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왜 오븐을 만드나했었지만 빵을 워낙 좋아하던 스페인 사람들을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 가서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그런 땅에서 땅을 파고 시멘트를 만들어 붓고 벽돌을 쌓고 하면서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보람찼던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재미있었지만 워크캠프 기간 내내 즐거웠던 점이 하나있다. 우리 중에 핀란드 국적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영어로 핀란드 사람을 Finish라고 부른다. 처음에 그 친구와 친해진 이후로부터 우리는 끝나다라는 의미의 finish 와 저 Finish를 섞어서 장난 치곤했다. 덕분이었을까, 그런 시시콜콜한 장난때문에 우리는 더욱 친해질 수 있었고 나중에는 핀란드 친구와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다.
22명의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스페인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절반정도의 참가자들은 스페인 사람들이었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체코, 프랑스, 핀란드, 터키, 세르비아, 그리고 한국이었다. 처음엔 내가 유일한 동양인이었기에 많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국적은 큰 문제가 되지않았다. 나이 또한 다양했다. 18살부터 29살까지 사회에서는 상당한 나이차로 보일 수 있었겠지만 워크캠프 안에서는 나이차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재밌고 즐거웠던 시간이다.
지역주민들은 조그만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수 년간 워크캠프 참가자들을 경험한 그들은 오히려 우리보다 더 먼저 기대하고있었다. 그래서 항상 오전에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대부분의 오후프로그램들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었다. 그들은 순수했고 정이 많고, 그 누구보다 우리를 따뜻하게 대해주어서 너무나도 좋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참가후 일단은 내 자신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2주동안 혼자생활하면서 나름의 독립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또한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조금은 더 배워나갈 수 있었던 시간이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건 유럽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히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 문화였으면 이해안될 법한 것들이 유럽에는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도 새로웠다. 또한, 세계는 정말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워크캠프였다. 한국에 있어서 그랬을지는 몰라도 뭔가 우물안에 개구리같은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중요성이다. 제아무리 유럽사람이라도 영어를 쓰지못하면 깊게 대화할수 없었던 점이 참 아쉬웠다. 대화를 하려고해도 영어를 아예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대화를 시도해도 결국 둘다 지쳐버리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영어가 "세계의 공용어" 라는 것을 피부로 와닿게 느낄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치 않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 가서 책에서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고 다양한사람들을 만나보며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기간에는 힘들수는 있겠지만 정말 뒤돌아보면 힘들었기에 더욱 더 아름다웠던 추억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