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낯선 마을에서 찾은 용기와 우정

작성자 정효진
독일 IBG 02 · ENVI/CONS 2015. 04 - 2015. 05 WALDSASSEN

Waldsass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살이 되면서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꼭 유럽배낭여행을 갔다 오겠다라는 다짐을 했었다. 솔직히 그 때는 그저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유럽배낭여행을 갔다왔다는 이야기가 괜히 멋있어 보여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대학교 3학년이 되면서 이 때 아니면 언제 유럽을 가보겠냐는 생각에 학교를 휴학하고 알바를 하면서 돈을 모아 유럽여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블로그에서 워크캠프라는 활동을 알게되었고, 여행을 하는 김에 의미있는 활동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어떤 지역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기 때문에 정말 워크캠프를 안 순간 망설임 없이 바로 지원을 하였고 운 좋게 합격하여 워크캠프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워크캠프 바로 다음의 여행지였던 뮌헨에서 만난 독일 할아버지 조차도 WALDSASSEN이라는 마을은 처음 들어보았다고 할 정도로 WALDSASSEN은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작은 마을이라 동양인이라고는 나와 워크캠프에 함께 참가한 한국인 다운언니, 태국인 lopit이 전부였다. 그래서일까,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마을 주민분들이 신기한 듯 말을 건네오셨다. 그런 시선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항상 상냥한 미소로 다가와 주는 마을 주민 분들 덕분에 즐겁게 2주를 보낼 수 있었다.
우리의 활동은 주로 gardening이였는데,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로 역할을 나누어 일을 진행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토마토 모종 옮기기 및 흙 옮겨 나르기, 가든의 한 쪽 벽을 부수고 시멘트 칠을 한 후 벽화 그리기, 토끼 집 짓기, 안내판 만들기였다. 내가 한 활동을 나열해보면 굉장히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만 사실, 친구들과 함께 일을 했기 때문에 2주 동안 충분히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은 토끼집 짓기와 벽화 그리기 였는데, 두가지 일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라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친구들과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고 완성된 형태가 눈에 보이자 정말 뿌듯했다. 시멘트를 바르는데 있어서 모든 친구들이 다 처음이라 실수하면서 서로에게 시멘트를 뿌리기도 하고, 벽화를 그리는데 있어서 물감이 옷에 다 튀어 옷을 버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 순간 순간이 재미난 추억이 되었다.
이런 활동 외에도, 일이 끝나면 남은 시간에는 각자 자국 음식을 저녁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펍도 함께 가고, 카약도 타는 등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특히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체코 cheb을 놀러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사실 그 때 계속된 삽질과 이전의 여행으로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높은 언덕을 계속 넘어가다가 결국 숙소로 돌아오는데 탈이 나 병원에 가게 되었었다. 팀 리더였던 anika가 뒤에 나를 태우고 그 언덕을 넘어 병원에 데려다 주었는데 그 날은 정말 내가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모두에게 미안했고 또 고마웠던 날이라 정말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모두 영어를 잘하는데, 나만 영어를 못해서 대화에 잘 끼지도 못하고 겉돌았는데 그때마다 팀리더였던 anika와 philip, 그리고 터키친구 alberto가 정말 많이 도와주어 끝까지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영국친구 ash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종종 농담도 나누었고 러시아에서 온 부부 kate와 alex는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너무나도 예뻤다. 특히 다운언니는 내가 여기서 민폐를 끼치는건 아닐지 너무 마음이 복잡했던 초반, 위로해주고 도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마지막으로 태국친구 lopit은 개인 사정상, 몇 일 함께 하지 못하고 가버렸지만 다운언니와 함께 위로해주고 많이 도와주었던 것 같다. 너무 일찍 헤어져 연락처도 물어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anika, philip, alberto, kate, alex, ash, lopit 과 함께 2주 동안 정말 재밌었고 행복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원래 성격이 낯가림도 심하고 말을 재밌게 하지도 못한다. 또한 듣고 해석할 줄은 알지만 영어로 말하는데 있어서 두려움도 많이 가지고 있던 터라 처음 워크캠프를 할 때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지금 내가 하는 말을 그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를 두고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러한 것들이 힘들어 워크캠프 초반에는 말을 하지 않고 겉돌기만 했다. 그래서 밤마다 내가 괜히 이 곳에 와서 분위기만 망치는건 아닐지 걱정되어 울기도 참 많이 울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말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점차 그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다.
사실 워크캠프를 하면서 마냥 행복하고 좋지는 않았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힘들기도 했고, 몇몇 친구는 일을 하지 않아 갈등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 계속 이야기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면서 결국 2주동안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힘든만큼 더 보람찼던 2주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