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터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만든 여름 터키, 아이들의

작성자 홍정윤
터키 GEN-17 · 복지/교육 2015. 06 - 2015. 07 터키

SUMMER CAMP-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평소 아이들 교육봉사에 관심이 많고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해외봉사를 알아보던 중에 제가 원하던 조건(숙식제공 및 선호날짜)의 자리가 있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신청 서류를 제출한 뒤 한국 워크캠프 측에서 합격 연락을 받고, 현지 Genctur 오피스 근무자와 skype으로 간단한 영어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는 간단한 자기소개 및 참가동기 등을 물어봤으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합격여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알려주었고 준비사항을 알려준 뒤 인터뷰는 끝났습니다.

저는 사실 임박해서 캠프 신청을 한터라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현지 그룹리더가 보낸 메일에서 참가자 나라의 문화를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색종이와 공기를 잔뜩 사갔습니다. 현지 캠프에서 종이접기와 공기놀이 모두 workshop을 했는데 학생들이 매우 좋아했습니다. (터키에도 'beş taş' 라고 하여 작은 조약돌 다섯 개로 우리나라의 공기놀이와 같은 놀이를 여학생들이 한다고 합니다.)

출발 전, 저는 터키 현지문화를 최대한 많이 느끼고 오고 싶었습니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서 진행되는 캠프인만큼 현지에 잘 녹아 들어 그들이 삶과 일상을 짧게나마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또, 함께 일하게 될 다양한 국적의 7명의 워크캠퍼들에 대한 기대도 있었습니다. 캠프를 다녀온지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저는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것을 얻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제가 참가했던 워크캠프는 터키 서부 내륙에 위치한 Çivril이라는 마을의 한 유치원에서 약 2주간 상주하며 마을의 9~18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영어캠프를 진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약 30명의 현지 학생들이 참가했으며 봉사활동자는 총 7명이었습니다.

현지에 처음 도착한 날은 캠프를 주관한 학교의 교장선생님(이라고 하면 왠지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키가 크고 잘생기신 30대 중반의 선생님이었습니다)께서 봉사자들에게 캠프의 목적과 현지 학생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반복해서 주의를 준 것이 현지 학생들이 매우 shy하고 소극적라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을 만나보니 첫 날은 조금 쑥쓰러워하는 기색이 있었지만, 곧 서로 봉사자들의 팔을 끌어당기며 원하는 것을 당차게 말할 만큼 우리와 소통하고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특히, 저는 가장 어린 9-12살 학생 그룹을 맡았는데, 저를 늘 터키어로 언니를 뜻하는 'abla'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녀 2주 내내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캠프 기간이 이슬람교 전통인 '라마단' 기간의 마지막 2주였다는 점은 아주 특별한 기억입니다.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교도들은 새벽 3시부터 밤 8시 반 경까지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 금식합니다. 캠프 참가 학생들 중에서도 독실한 교도들은 금식 시간 동안 물도 마시지 않아 신체활동량이 많은 야외 활동을 하는 날에는 캠프를 빠지곤 했습니다.

라마단 기간에는 저녁 8시 반 경에 음식을 먹어도 되는 시간을 알리는 신호와 기도가 온 마을에 울려퍼지는데, 이 때부터 많은 집은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려놓고 파티에 가까운 저녁 식사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마단 기간에 워크캠프를 가서 괜찮았느냐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라마단 기간이라서 너무나 대단한 현지 음식을 먹고 올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매일 봉사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해주셔서 저희는 각 집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놓는 레시피의 홈메이드 터키식을 아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또, 긴 식사를 마친 후에는 각 집마다 우리나라 윷놀이 (또는 부루마블?) 격의 터키 게임인 'okey'를 하거나 기타를 둘러대고 다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터키 전통 춤을 추거나, 심지어 가족 체육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놀이를 밤늦도록 다 함께 즐겼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처음 현지에 도착해서 캠프 설명을 들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2주 간의 캠프가 내일 당장 시작하는데 아직 캠프에 참가하는 현지 학생들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캠프 프로그램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라는 시간 가이드 외에는 봉사자들이 알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스케줄을 결정하고 내용을 채워야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상황들을 즐기기도 하고, 정해진 룰 없이 자기재량으로 일하는 것을 매우 선호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저에게도 조금 혼란스러울만큼 Çivril에서는 많은 것이 그 때 그 때 유동적으로, 융통성있게 정해지고 행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워도 결국엔 저에게 아주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것이 그렇게 심각한 일도 아닌데 (그렇다고 아주 가벼운 일도 아니지만) 우리는 먼저 뭔가를 확실하게 정해놓고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주변을 둘러보고 그 때 그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행동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