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필리핀 산골, 쏟아지는 별을 만나다

작성자 손건웅
필리핀 SW1504 · 환경/교육/문화 2015. 08 필리핀

Mountain Living Ifuga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다바오에서 체육 및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었기에 필리핀에서 하는 워크캠프에 쉽게 참가 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워크캠프 중에 Living in the mountain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워크캠프의 경우 아이들을 돌보거나 위생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었고 이런 일을 다른 나라에서도 할 수 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계단식논에서 봉사활동하는 것은 필리핀에만 있는 것이기때문입니다. 민다나오 지역뿐만 아니라 루존 산악지대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봄으로써 필리핀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고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주로 수확 후 남아있는 벼들을 논 속에 묻는 작업과 묘목을 위한 화분을 만드는 작업, 그리고 폭포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가서 교실을 꾸미는 작업과 아이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계단식 논에서 일하면서 농부의 고된 삶을 알게되어 적어도 캠프 기간 동안에는 그 누구도 밥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 할 때는 서로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웃으면서 즐겁게 준비했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예상과 다르게 전개 되어 당황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해주어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갈때 공연 전에 제가 알려주었던 한국어를 기억하고 "사랑해요~"라고 말해주었을 때 많이 고마웠습니다. 왜냐면 저는 거기서 그렇게 인기많은?! 사람이 아니었기때문에 아이들이 제 말을 기억해준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서로 안아주고 인사하고 다시 안고 또 인사하다가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계단식 논에서 작업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다리 위에서 귀여운 아이들을 만난 것입니다.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각자의 길을 가던 중에 다리건너편에서 아이이들이 저희에게 소리쳤습니다. "WHAT. IS. YOUR. NAME?" 꽤 멀리 떨어져 있었던지라 아이들이 다함께 입을 모아 외쳐야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사진을 찍어주고 가장 살갑게 대해주던 토마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하나 둘 셋, "Tomas!" 그러자 반대편에서 "YOU"라며 토마스 옆에 있는 사람을 가리켰습니다. 하나 둘 셋, "Yuki"... 이렇게 약 5분여 동안 우리는 입을 모아 우리의 이름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이름을 물어보기도 전에 "Thank you, See you tomarrow!"라고 말하는 바람에 눈물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왜냐면 그 날이 계단식 논에서 봉사활동하는 마지막 날이었기때문에 내일도 모레도 아이들을 볼 수 없었기때문입니다. 잠시 사진을 같이 찍었을뿐인데 우리들에게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마구마구 나눠준 그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눈물을 훔치느라 그 아이들의 이름을 물어보지 못한게 너무 아쉽습니다. 제가 만난 아이들 중에 가장 순수하고 가장 귀여운 아이들이었습니다.

인터네셔널 푸드 페스트발에서는 자신이 가져온 재료로만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내 시장에가서 장을 보기때문에 재료와 레시피만 알아도 요리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요리를 못하는 저는 치즈를 사서 불닭볶음면을 요리?!했습니다. 의외로 반응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주말에는 자유시간이라서 근처 폭포를 가거나 하이킹을 할 거라고 생각 했는데 사가다, 바나웨 등 관광지로 유명한 곳으로 투어를 갔습니다. 돈을 거의 가져가지 않았던 저는 웨스턴 유니온을 통해 다바오로부터 돈을 전달 받아 관광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팔레스타인 청년 사드입니다. 그를 보면서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는 자신의 나라의 역사를 아주 자세하게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이 알기 쉽게 설명 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을 못하거니와 자세히 모르기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랑 같이 참가한 대부분의 친구들은 워크캠프를 통해 여유로운 삶의 태도,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등을 배우고 간다고 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제가 갔을때는 둘째주에 태풍이 오는 바람에 밤마다 비가 오고 구름이 한가득이어서 별을 마지막전날까지도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날 새벽에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가서 앉았더니.....하늘에 빈틈 하나 주지 않고 한 가득 매우고 있는 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오픈형 화장실이라 밖을 볼 수 있습니다)

마닐라와는 다르게 매우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곳!
끝없이 펼쳐지는 산등성이, 푸르른 나무와 신선한 공기!
놀랍고 아름다운 계단식 논에서의 봉사활동!
쏟아지는 별들!
필리핀에서 바다만 보고 가긴 너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