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꿈결 같은 오로라를 만나다

작성자 이수정
아이슬란드 WF48 · ART/STUDY 2014. 09 Reykjavik, Iceland

Visual art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새로운 경험, 흔히 갈 수 없는 곳을 가보려고 찾는 도중에 찾은 곳은 유럽 최 북단의 아이슬란드였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아이슬란드라는 생소한 땅에 이렇게 집착하고 찾아볼 수 있는 경험조차 아무에게나 오는 일은 아니었던 같다. 숨겨진 곳 인 만큼 그곳에 대한 전문적인 자료는 없었지만, 해외서적, 블로그들, 워크캠프 후기들을 찾아보며 나름대로의 준비를 했었던 것 같다. 그 곳의 날씨는 어떨까, 기상상황은 어떨까 하루에도 몇번씩 세계 날씨예보 페이지에 들어가 확인을 해보고 나름대로 맞는 옷을 챙기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슬란드는 '기상 예보'라는 것을 취급하지 않는 날 것의 땅 이라는 것도 가서 알게 되었다. 한가지 너무너무 기대했던 것은 9월부터 오로라가 보인다는 것 이었는데, 내가 가는 기간 9/10~9/20일 간에는 비가 온다는 국제 기상예보에 약간 기가 죽어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로라를 카메라에 담는 법에대해 공부를 해서 갔었다. 나는 그곳의 다양한 사진을 많이 찍어오기 위해 필름카메라와 일반 카메라등 장비들을 바리바리 싸들고갔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가서 만나게 된 나의 팀은 총 6명, 여자 5명과 남자 1명으로 소규모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국인인 나를 포함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미술에 관심이 많은 친구 코랄, 오스트리아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붉은 머리의 조안나, 가장 나이가 어렸던 발랄한 금발의 우크라이나 소녀 옥사나, 너무 예쁜 모델같은 터키친구 이키야스, 그리고 우리의 청일점 러시아에서 온 건축가 유리 가 있었다. 여기에 우리의 듬직한 팀 리더 라트비아에서 온 금발의 칼 이 있었다. 이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게다가 한눈에 국가간의 긴장감도 눈치 챌 수 있었는데,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는 중이었고, 우리는 모두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해야 했고, 개그코드나 대화 수위 또한 협의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대화들이 농담처럼 나왔었다. 하지만 곧 우리는 국가 사태와는 상관없이 인간대 인간으로서 공존하는 법을 배웠고 서로 함께하는 것에 적응했다.

내가 참가한 캠프는 Visual Arts in Reykjvik 으로 직접적으로 농장일을 하거나 일을 하는 캠프는 아니었다. 다른 봉사활동 캠프들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워크캠프 전반에 대한 보고서를 쓰고 기록을 남기는 팀이었는데, 그 덕분에 다른 캠프들에 자주 놀러 갈 수 있었는데, 농장을 재정비하는 팀과도 접점이 있었고, 섬 끝쪽에서 캠프를 마친 다른 팀을 픽업해서 수도로 데려오기도 했다. 섬 남단 숙소에서 하루를 묵었었는데, 그때 기적적으로 굉장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비가 너무 자주 오고 구름의 이동이 많아 오로라가 나타나는 날이어도 볼 수 있는 날은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그날의 오로라는 강도5 로 가장 강한 레벨이었고, 날씨도 너무 춥고 맑아, 춤추듯 내리찌르는 초록색 커튼은 정말 충격적으로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그 숙소에 지내고 있던 다른 친구들도 모두 나와 잔디밭에 누워 오로라를 하염없이 감탄하며 감상했는데,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친구들과 초록색 이불을 덮고 있는 느낌이었다. 정말 기적을 경험 한 것 같았다.

오로라는 다양한 전설을 담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 죽은 조상들의 영혼의 빛" 이라는 전설, 또 "신들의 영혼이 하늘에서 춤추고 있는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북유럽, 오래전 부터 수많은 대를 거쳐 목격해왔던 이 신비한 빛은 수만년 전과 같이 지금 바로 우리의 머리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엄청난 관경 아래에서 우리는 경외감에 압도되어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숙소는 수도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도시의 특권들을 마구 누릴 수 있었는데, 시내에사는 미술 및 사진 전시회를 볼 수 있었고, Harpa Concert Hall에서 하는 공연도 볼 수 있었다. 또 지역의 공동묘지, 공원, 동물원까지 걸어서 가보고, 대형 슈퍼마켓인 Bonus에서 마음껏 식재료 쇼핑도 해보고, Flea Market에서 구제 물건을 구경하는 등 로컬 생활을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여러번의 환승을 통해 찾아갔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 지고 긴장한 상태로 아이슬란드에 도착하게 되었다.
고생 끝에 처음 밟게 된, 유럽 중에서도 생소한 땅인 아이슬란드는 창백한 색깔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묘한 매력의 땅이었다. 사실 당시 아이슬란드의 화산활동의 위험 때문에 이슈가 되어있는 상태라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 인생에 두번다시 없을 기회라 생각해 도전을 했다. 덕분에 나의 오랜 꿈, '오로라를 보는 것'을 새로 사귄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이룰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순수하게 마음을 열고, 도전 할 수 있던 것은 다 젊음의 힘이었던 것 같다. 낯선 땅 다양한 모국어를 가진 친구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경험을 준, 그리고 엄청난 자연 경관에 수없이 압도되게 했던 아이슬란드는 영원히 잊지 못할 나의 얼어있는 추억의 땅 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