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낡은 집에서 찾은 진심, 세계는 하나

작성자 이한진
독일 OH-W21 · 환경/건설 2015. 08 Rostock, Parum Rectory

Parum Rector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학교파견으로 워크캠프에 참가하게되었다. 참가 전 준비는 별다른 것은 없었고 침낭을 사용해야하고 세탁기가없다는 인포싯을 통해 그동안 내가 생활한 방식과 다른 2주가 되겠다는 예상만 할 수 있었다. 걱정되는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 친구를 처음만나는 입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고 파견지역이 독일에서도 시골이라 정보가 많지 않았기에 미팅포인트에 잘 찾아갈 수 있을지 염려도 됐다. 하지만 다녀온 사람들의 참가후기를 보며 평생 잊을 수 없는 2주간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워크캠프를 준비했다. 각자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을 만들어야 했는데 김치나 고추장을 가져가기엔 어려워서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숙지해 가기도 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첫날 여기 Parum Rectory Open House에 도착했을때 충격과 어색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100년이 넘은 무너져가는 이 집이 문화재여서 그 어떤 보수도 수리도 없이(청소도 안하는것 같다) 각종 벌레와 경악을 금치못할 크기의 거미, 모든 벽에는 거미줄 투성이라 벽에 기대앉는건 불가능이었다... 이동하는 길이 이미 깡시골이라 불길하긴 했지만 집안에서는 네트워크가 실종돼서 핸드폰이 시계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고.. 제일 가까운 슈퍼마켓이 왕복 2시간이 넘게 걸어야했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11명이 모였다. 한국, 일본, 러시아, 체코, 핀란드,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달랐지만 친해지는데 이틀도 안걸렸다. 13일동안 24시간 붙어있는데 어찌보면 당연한일. 일과는 9시부터 시작한다. 9시부터 11시까지 일하고 30분 쉬고, 다시 1시까지 일하고 1시간 점심먹고 2시부터 4시까지 일하고나면 그 다음엔 자유시간. 하는일은 주로 나무모으기, 지붕수리, 땅파기, 놀이터만들기, 삽질, 못질, 담벼락만들기. 처음에 오늘 해야할 일이 주어지고나면 이게 가능한가 싶은데 오후 4시가 되면 진짜 그걸 해냈다. From nothing to something이 우리 구호일정도였으니. 날씨는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여서 일하는 동안 땀한방울 안흘렸다. 엄청 시원하고 바람도 많이불고, 비 오는날은 약간 추운정도.

그렇게 일과끝나면 호수놀러갔다오고, 다같이 손빨래하고 저녁만들고(매일 한명씩 식사팀을 맡아서 각자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을 만들어야한다) 2시간 걸리는 슈퍼가서 먹을거 사오고, 진짜 피곤한 몸을 이끌고서 밤새 춤추고 노래하고, 캠프파이어도 2번이나 했다. 주말엔 완전 자유여서 딱 한번있었던 주말에 함부르크 놀러갔다왔다. 주말에는 기차역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전혀없다는 것을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나서 알았고 생에 처음으로 히치하이킹을 해서 역까지 도착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긴장이 풀려갈때쯤 감기에 걸려서 열나고 콧물흘리고 목소리도 잃어버린 날위해 애들이 엄청 큰 하리보 젤리도 사오고 간호해주고 약챙겨주고.. 그래서 이틀만에 많이 나았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 가장먼저 배우는 "욕"과 "사랑해"를 각국언어로 배웠는데 한국말이 제일 인기많았다. 10명의 외국인이 사랑해 고마워 괜찮아 미안해 보고싶어를 한국말로 배워갔다. 심지어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한국말하면서 노는 친구들을 보면서 재밌기도 했다.
언어도 문화도 직업도 나라도 다른 애들이 진짜 안되는 영어로 2주동안 최선을 다해 서로 대화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고 웃고울고싸우기도 엄청 싸웠지만 그래서 정이 더 많이 들었다. 24시간 붙어있으니 스페인커플도 생기고! 헤어질때 기차역에서 펑펑울었다. 11명이 다같이 다시 만날수있을까 라는 생각에 더 슬프고 더 아쉬웠던것 같다. 워크캠프. 시간이 많이 지나도 잊을수없을 엄청나게 소중한 경험이고 추억이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데 대학생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이 많은 사람들과 참 다양한 교류와 소통을 이뤄냈다. 워크캠프 2주동안 한국인을 처음만나보는 외국인에게 내가 한국의 얼굴이자 대표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고 그 진심이 통했기에 생김새도 말도 문화도 다른 12명이 헤어짐을 아쉬워 할 정도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디서나 진심은 통한다. 무슨일을 하던지,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하던지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좋은 교훈을 배운 사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