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눈보라 속 피어난 우정

작성자 정원경
아이슬란드 WF104 · 보수/예술 2016. 01 레이캬비크

Winter Renovation in Reykjavik and WF far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프랑스에서의 1년 반의 교환학생의 마무리를 색다른 경험으로 마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같이 사는 언니가 국제워크캠프에 대해 알려주었다. 여러 문화권 친구들과 같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 나라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매일 프랑스어만 쓰며 프랑스 친구들과 어울려서 영어 실력이 제로가 되어서 혹여나 의사소통이 되지않아서 팀원들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걱정을 하였다. 그래서 프랑스 친구들과 영어로 이야기도 해보는 노력을 하였다. 부족한 영어 실력은 워크캠프 속에서 같은 팀 친구들을 통해 배우리라 기대하였다. 그리고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인 친구들 속에서 그들의 문화도 즐기고 알아가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첫 날에는 엄청난 눈보라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결국 차가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여 무릎까지 오는 눈을 밟으며 짐을 끌고 갔다. 사실 첫 날이라 서로 어색한 상태였지만 그 눈보라를 헤쳐나가면서 숙소는 도대체 어디여서 보이지 않냐며 날씨를 원망하기도 하였지만 그 상황 속에서 서로의 몰골을 보며 웃기도 하였다. 생각해보면 너무 많은 눈에 당황하고 지치기도 하였지만 그로 인해 다른 친구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잠깐 밖에 나간 한 친구가 갑자기 친구들에게 빨리 밖에 나오라고 한다. 왜그러냐면서 급한 마음에 잠옷바람으로 나갔더니 하늘에 초록색의 오로라가 펼쳐져있다. 이게 바로 과학책에서만 보던 오로라구나 하고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움직인다. 잘못 본 건가 아니면 나한테만 보이나,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몇 초 사이에 오로라들이 반대편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거대한 오로라에 실감을 하였다. 나중에 몇 달동안 아이슬란드에서 리더생활을 한 친구가 이렇게 큰 오로라는 처음본다고 한다. 온 지 이틀만에 본 우리팀은 정말 행운이라며 잠옷을 입고 나가 추위에 떨며 보았지만 추위를 잊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우리 팀의 일은 '말똥치우기와 눈치우기' 그리고 '그린하우스에서의 농작물 재배'였다. 이름 자체도 얼음의 섬이었던 아이슬란드에서도 야채를 재배할 수 있었고 그린하우스의 규모가 생각보다 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마굿간에서 말 똥도 치우고 눈도 치우며 농장주인과 친해졌다. 농장주인을 통해서 아이슬란드의 전통간식인 검정젤리도 먹었고 제 2차세계대전 당시 아이슬란드 상황같은 아이슬란드에 대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워크캠프가 끝나는 날 새벽 파리행 비행기로 인하여 먼저 숙소를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내 짐을 하루 전날에 나의 캐리어를 레이캬비크로 보냈다. 그러곤 짐없이 편안한 몸을 이끌고 레이캬비크로 갔다. 그러곤 숙소에서 내 짐을 보려니 없다. 숙소 곳곳 심지어 침대 밑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내 짐은 볼 수 없었다. 당황한 마음에 숙소에 있던 한 리더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캐리어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몇 시간 뒤에 있는 비행기로 인해 내 마음은 점점 다급해져서 우리 팀 리더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그러곤 리더 역시 당황한 마음에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내게 나의 짐가방의 위치를 가르쳐주었다. 바로 그 날 아침에 동쪽으로 가는 팀원중 한명이 내 짐 역시 자신의 팀 가방인 줄 알고 가져갔다고 했다. 결국 동쪽에서 서쪽으로 오는 항공편을 알아본 뒤에 그 다음날에 파리로 가는 한 친구를 통해 내 짐을 찾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빙판에서 크게 넘어져서 이틀간 움직이지 못할 때에도 친구들이 괜찮냐며 직접 자신의 나라에서 가져온 연고도 주며 진심으로 걱정해주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10일간이었지만 내게 자신들의 시간을 투자해주었고 내게 닥친 문제도 앞장 서서 도와주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에서 가장 늘었던 점은 바로 바디랭귀지가 아닌가 싶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있는 지라 영어가 공용어가 된 만큼 내게 영어는 더욱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팀 친구들은 이런 나를 이해해주며 내 말을 끊지 않고 귀기울여 잘 들어주었다. 특히 한 프랑스 친구도 영어를 잘하지 못하여서 모르는 단어가 있을 때마다 내게 프랑스어로 물어본 뒤, 영어로 어떤 표현을 써야하는지 혹은 영어단어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나와 프랑스어로 대화해도 되는데 영어실력을 늘리겠다고 서로 잘하지는 못하지만 영어로 꼭 대화를 하였다. 이번 워크캠프때 다시한번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느낀다.
집 근처에 있는 산에도 올라가서 눈썰매도 타고 오로라를 향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레이캬비크에 있는 사우나에 가서 수영도 하고 매일매일 서로의 음식을 먹기도 하고 이글루도 만들고 프리마켓에 가서 삭힌 상어를 먹으면서 나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친구들은 먹자마자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하고 빙판에 넘어져서 이틀간 움직이지도 못하고 밤에 바에 가기도 하고 친구 가방이 도난당하여 경찰서도 가보기도 하고 매일매일 했던 밤마다의 게임으로 더욱 친해지며 웃기도 하며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내게 주었던 아이슬란드에서의 10일간의 밤이었다. 헤어질 때 다음에 만나기 힘들겠지하면서 헤어지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고 싶고 새로운 워크캠프에 대한 도전도 갖게 만든 워크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