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스트레스 제로의 24일

작성자 이상아
아이슬란드 WF118 · 환경/보수/예술/스터디 2016. 03 아이슬란드

Aurora hunting and Renovation in the East of Icel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안녕하세요. 2016년 3월 1일부터 12일까지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참가했던 이상아입니다. 올해 초 무렵, 저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대한 압박감을 비롯한 막막한 현실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음 아이슬란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도 거창한 이유보다는, 오로지 '콧구멍에 바람 좀 넣고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였습니다.
해외여행은 하고 싶었지만 단순한 겉핥기 여행이 아닌 좀 더 그 지역을 생생히 맛보고, 느끼고 싶었던 저는 우연한 기회로 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봉사와 여행을 함께 하며 더불어 외국인 친구들까지 사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그 나라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국제워크캠프기구 홈페이지에 가입을 했고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알아보던 와중 친한 지인의 SNS에서 아이슬란드 워크캠프 사진을 보게 되었고, 사진 속 행복해보이는 지인의 모습과 오로라 사진을 보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많은 나라들 중 저도 지인을 따라 아이슬란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사실 저는 워크캠프 전 특별한 준비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많이 할 수록 실망도 클 것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도착 후 현지 물가 및 환경에 적응하며 하루 뒤 동쪽의 작은 마을인 '에스키피요르도르'로 향했습니다. 첫날 저녁, 식탁에 앉았을때 우리는 마치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한쪽엔 서양인끼리, 맞은편엔 아시아인끼리 앉았습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나라,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더 친근함을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틀, 삼일이 지나며 점차 우리는 친해졌고 서로의 세계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은 한국 음식, 저녁은 스페인 음식을 먹기도 하고 간단한 이탈리아어를 배우거나 프랑스 힙합 음악을 듣기도 했습니다. 에스키피요르도르에서의 일상은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여유롭고 평화로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배를 채우고 각자 맡은 일을 했습니다. 보통 Cooking team과 working team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working team은 다시 드릴로 배수구 만드는 팀, 말 농장에서 바위를 옮기는 팀, 워킹룸에서 나무 팔레트를 깎거나 페인트를 칠하는팀, 해변가를 청소하는 팀 등으로 나뉘어져서 매일매일 돌아가며 다른 일을 했습니다. 각자 맡은 일을 하고 나면 cooking team이 준비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쉬는시간을 가졌습니다. 쉬는시간엔 낮잠을 자거나 풍경을 감상하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자기 나라의 친구와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쉬는시간이 끝나면 다시 4시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4시 이후엔 모두 함께 수영장에 갔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에스키피요르도르 숙소에는 따로 샤워시설이 없었기에 항상 걸어서 20분정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가야했습니다. 처음엔 너무 귀찮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만 한번 수영장에 가본 뒤로는 아이슬란드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즐기는 따뜻한 야외 수영장의 매력에 푹 빠져서 해가 지고 배가 고파질때까지 즐기다가 돌아가곤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을 먹고 또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하루는 Living room에 쇼파를 모두 구석으로 치운 후 불을 끄고 크게 노래를 틀며 함께 춤을 췄던 날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캠프가 끝난 후, 레이캬비크로 돌아와서도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예상치 못하게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일정보다 10일이나 더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때 캠프때보다 좀 더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명, 한명 친구를 떠나보낼 때 마다 슬프고 아쉬웠지만, 언젠가 꼭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사귄 외국인 친구들이어서인지 좀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긴 것 같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저는 아직도 도착 첫날 밤, WF숙소 문을 두드리기 전의 설레임이 생생합니다. 단순한 나무 문이었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문을 두드리는 기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수많은 에피소드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들은 그렇게 저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부터 시작해서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숙소도 한국에서 살던 집에 비해 훨씬 지저분하고 불편했으며 음식 또한 직접 해먹어야 하기에 귀찮았고 추위에 약한 체질이라 매일 밤 옷을 두겹씩 껴입고 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 하나 모두가 나에겐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다 보니 어느새 조금 더 성장한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는 여러분들 또한 그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이슬란드가 아닌 어느 나라로 가던, 안락하고 편안했던 한국에서의 삶에 비해 힘들고 후회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캠프가 끝난 후에는 그보다 훨씬 큰 각자만의 새로운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