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천 년의 성, 2주간의 특별한 경험

작성자 임지아
독일 OH-W02 · 환경/보수 2016. 06 - 2016. 07 독일

Lohra Cast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여름학기 스웨덴에서 교환학생을 시작했다. 교환학생기간이 끝난 후 두 달 가량 유럽에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여행도 좋지만 보다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인터넷에서 국제워크캠프 관련 포스팅을 보게 되었고 독일에서 이루어지는 Lohra castle 보수 봉사캠프에 참가했다. 천 년이 넘은 성의 보수작업에 참여하며 우리나라와 다른 건축 양식에 대해 단순한 관광과는 다른 관점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기가 끝난 후 워크캠프에 참가하기 전까지 여행을 다녔기에 워크캠프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간단하게 침낭, 장갑과 비올 때도 작업할 수도 있다고 해서 신발용 방수 스프레이와 우비만 추가적으로 준비해서 참가했었다. 비올 때는 작업을 잠시 멈추거나 실내에서 다른 활동을 했기 때문에 침낭과 장갑만 가져갔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2주동안 캠프에 참가했는데 첫 주에는 자른 풀을 긁어 모으거나 돌계단 사이에 자라난 풀들을 뽑는 등 환경미화활동 위주로 캠프가 이루어졌었다. 성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기는 하나 계속 풀만 치우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는데 둘째 주 활동은 정말 흥미로워서 캠프에 참가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성 한 편의 지붕이 비로 인해 무너져서 벽까지 무너질 염려가 있어 지붕을 보수하기 위해 먼저 철골 등으로 공사 기반을 만들었다. 또한 성 안쪽에서 천장을 바치기 위해 목조기둥을 설치할 예정이어서 성 내부를 측정하고 도면을 그리기도 했다.
캠프친구들과 함께 갔던 여행, 캠프파이어, 바비큐 등 많은 좋은 기억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교회에 있던 낡은 오르간을 연주했던 일이다. 비가 오던 날, 교회를 청소하는 일을 맡았는데 그러던 중 일반 관광객은 들어올 수 없는 외진 다락방 같은 곳에서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오르간을 발견했다. 캠프 관계자가 연주해도 된다고 해서 오르간을 연주해보았는데 마치 멜로디언처럼 소리내기 위해 발로 계속 공기를 불어넣어주어야 하고 건반 위에는 누르면 코드로 소리가 나는 버튼 등이 있어서 신기했다. 여행 도중 오르간은 많이 보았지만 모두 유리창안에 갇혀 있어 제대로 살필 수조차 없었는데 캠프에 참가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캠프 참가 후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 늘었다는 것이다. 캠프 이전에도 교환학생으로 유럽에 오래 머무르긴 헸었지만 아직 낯선 유럽에서 봉사캠프에 장기간 참여하는 것은 또다른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특히 캠프 위치가 도시에서 떨어진 외진 작은 마을에 위치해있어서 교통편도 복잡하고 인터넷 사용도 쉽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끝마치고 나니 낯선 곳에서 홀로 잘 해내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내가 참가했던 캠프는 특이하게도 반 이상이 벨라루스인이었다. 동일한 캠프를 여러 차례 참가했던 캠프리더도 놀랄 정도로 특이한 경우였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캠프에 참가하기 이전에 여러 차례 만남을 가져 이미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몇몇 친구들이 영어로 다른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중에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 다같이 대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 보니 캠프 공용어가 초반에는 러시아어로 바뀌고 벨라루시안과 비벨라루시안으로 나뉘는 경향이 었었다. 하지만 캠프 내내 일하는 시간, 식사시간, 티타임, 저녁 이후 자유 시간 등 함께 보내는 시간이 워낙 많고 만인의 공용어인 바디랭귀지가 있다 보니 캠프가 중후반에는 캠프에 함께 참가한 모든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오히려 이제 친해졌는데 헤어져야 할 시간이 금세 다가와 서로 아쉬워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조금 힘들었지만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작은 국가, 벨라루스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