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치앙마이, 나를 채운 봉사와 배움의 시간

작성자 문유빈
태국 VSA1615 · 복지/교육/문화 2016. 07 태국, 치앙마이

COMMUNITY DEVELOPMENT/HOME STAY - CHIANG MA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유럽국가 중 하나인 영국에서 거주하며, 지리적 이점 덕에 유럽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았다. 한국에 들를 때마다 아쉬우니 아시아 국가들도 여행다녔다. 늘 그렇게 나를 위한 여행을 했던 것 같다. 늘 여행을 가도 내게 친근한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했다. 여행을 하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바랬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되는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사람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다. 나와 다른 문화를 가졌지만 나와 같은 목적 혹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여행하던 것을 늘 꿈꾸던 도중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참가신청을 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복지/교육/문화가 주제인 워크캠프였지만 농업활동도 예정되어있었다. 운이 좋게도(?) 농사철 바로 직전이라 몸을 쓰는 일보다는 내가 원했던 복지/교육/문화 활동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주로 했던 일은 영어교육활동이었는데 우리가 갔던 두 학교 중에서 한 학교는 11-15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였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태국 소수민족의 아이들로 산골 마을에 거주하기 때문에 교육을 위해서 학교 기숙사 (기숙사도 우리가 생각하는 기숙사가 아니라 대나무로 만들어진 원두막 같은 곳이어서 더 신기했다.)에 지냈다. 학교 커리큘럼은 공부는 물론 졸업 후 자신들의 마을에 돌아가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농사, 가축을 돌보는 일들도 배우도록 구성되어있었다. 리더님이 학교 가기 전에 그런 사전정보를 설명 해주셨고, 우리는 당연히 그 아이들이 '농부'가 되고싶으며,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만났다. 영어교육은 조를 짜서 했는데, 우리 조는 꿈(dream)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연히 'farmer'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각기 다른 다양한 꿈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을 꿈꿨을 선생님, 의사같은 답변이 대부분이었지만 복서, 비행기 승무원 등 정말로 자신의 꿈인 듯한 직업을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어 모두가 농부가 되고싶은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들이 진정으로 하고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진정으로 응원해주고 싶었다.


캠퍼들과 자유시간에 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도이 인타논에 간 것도 기억이 남는다. 두시간 넘는 시간을 썽태우를 타고 달려 도착한 도이 인타논은 여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서늘한 날씨에, 눈도 못 뜰 정도로 비가 내렸다. 우비를 사려고 간 작은 매점에서 따뜻한 핫초코는 물론 와플까지 팔고 있었다. 와플의 고장인 벨기에에서 온 친구 중 한 명이 사 먹더니 썽태우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자 우르르 몰려와 다 같이 핫초코와 와플을 먹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태국음식을 좋아하는 나와 대부분의 아시아 친구들도 점점 자기 나라 음식이 고파지고 있던 시점에 팟타이 밖에 모르던 그 친구들이 와플을 보고 얼마나 행복했을지! 우르르 몰려와 와플을 먹는 벨기에 걸스카우트 캠퍼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학생들과 뿐만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우리를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신경써주신 메(태국어로 메는 엄마를 뜻한다. 호스트맘은 우리를 정말 딸 처럼 대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호스트 맘들과도 깊게 정이들어 마지막까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나와 태국, 대만 워커들의 호스트맘이었던 분은 늦은 밤 혹여 어두운 밤길에서 다칠까 항상 밤미팅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손전등을 가지고 나와주셨고, 우리는 하루의 일과를 쫑알쫑알 말씀드렸다 (영어로 대화는 안되었지만 태국인 친구 때문에 가능했다.). 그 기간 만큼은 마치 엄마와 딸 들 같았다. 아직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서투른 우리들을 항상 지켜봐주시고, 믿어주신 학교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 날 밤에 몇 몇의 학교 선생님들과 홈스테이 마을 근처 작은 펍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것은 그 어떤 여행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고산지대라 캠프 도중에 물이 끊겨 3일동안은 고인물로 씻어야하고, 벌레에 온 몸이 뜯기고, 샤워할 때 도마뱀이 나와 소리를 지르는 등... 물론 내가 살던 곳보다 편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렇지만 대학교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고싶은 것을 사고, 먹고싶은 것을 먹는 등 나를 위한 소비 혹은 투자만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새로운 '내적 충만함'을 느끼게 해준 시간들이다. 내가 아는 것을 가르치고, 누군가 내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들을 가르쳐 준다는 것은 얼마나 뿌듯하고 생산적인 일인지 제대로 느꼈던 경험. 또 커다란 수익없이도 장기적으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도 빼놓을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캠프의 리더로 꼭 참여해 보고 싶고, 이 캠프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하나의 좋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