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뜻밖의 워크캠프, 두려움 극복의 시작

작성자 조석진
이탈리아 LEG35 · 환경/보수 2016. 07 Punta Palascìa o Capo d'Otranto

Palascìa lighthous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추가모집 공지 올라왔네, 신청이나 해볼까?’ 그렇게 뜻밖의 워크캠프가 시작됐다. 새해 소망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무엇이든 도전해보기’를 정했던 나에게 국제워크캠프가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첫 해외여행을 단순 여행이 아닌 ‘봉사’를 겸할 수 있었기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을 통해 한 발짝 나아갈 내 모습을 상상했고, 이를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두려움을 떨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국제워크캠프는 그저 ‘해외봉사’였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워크캠프를 다녀온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내 생각이 짧았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말 그대로 ‘It's challenge? It's Change!’였기 때문이다. 이에 전담 교수님을 찾아뵙고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가서 무엇을 얻어야 나에게 도움이 될지 등 여러 조언을 구했다. 워크캠프는 나를 성장시킬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이다.
준비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 ‘돈’, 처음이라는 이유로 인한 자존심 하락. 항공권은 어떤 걸 사야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미팅 포인트까지는 어떻게 가야 할지, 봉사가 끝난 후 여행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모든 것을 나 스스로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국일이 다가오니 어찌저찌 다 하게 되더라...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미팅 포인트에 가기 전 이틀의 시간이 있었다. 첫날, 로마에서 브린디시로 향하는 비행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브린디시 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됐다. 첫 해외여행에 첫 공항 노숙. 라운지도 없는 조그마한 공항이었기에 새벽 2시 청소부에 의해 쫓겨났다. 그 당시 ‘내가 미쳤다고 워크캠프를 한다고 했을까, 한국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국제워크캠프와 친구들에게 연락해 공항 노숙을 하게 됐다고, 나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찡얼거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또한, 둘째 날 레체 숙소에 체크인하고 모든 것이 무서워 밥도 먹지 못하고, 방밖에 나가지 못했다.
나는 같이 봉사하는 사람 중 유독 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레스토랑을 겸하는 곳이었기에 주방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도와주다 보니 나만 계속 찾았기 때문이다. ‘Jo!’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저녁을 먹은 뒤 본격적인 나 홀로 봉사가 시작됐다. 음식 제조, 테이플 세팅, 서빙, 정리, 설거지. 리디아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손발이 척척 맞았다. 또한, 엘리오가 칵테일 제조법과 이름을 알려줬다. 리디아는 내가 일을 잘한다며 한국에 돌아간다면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차리라는 장난 섞인 말을 했다. 나만 혼자 일하고 다른 봉사자들은 논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지려 하기도 했지만 ‘내가 그만큼 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기억에 가장 남는 사람은 안젤리카와 밀레나, 조아나였다. 맨 처음 의사소통 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지만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이해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내 말의 의미를 대신 말해주기도 했다. 항상 영어를 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나에게 ‘지금 이렇게 영어로 말하고 있지 않냐, 너는 충분히 잘 하는 거다.’는 말을 해줬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2주의 시간 동안 정이 많이 쌓였는지 캠프 마지막 날 껴안아주며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래 :)’라는 말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캠프가 끝난 후 들었던 생각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걸,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였다.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을 개선해나가자!’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던 워크캠프에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바뀔 수는 없지만...
그런데도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거절’이다. 미팅 포인트에 가기까지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워크캠프가 끝난 후 혼자 여행을 하며 타인에게 말을 건 것. 싫은 것을 싫다 말하지 못했던 것에 싫다고 거절할 수 있었던 것. 워크캠프를 통해 이런 변화의 계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내 성격은 쭉 그랬을 것이다.
또한, 많이 배우고 갈 걸...이란 생각을 했다. 여행을 하며 성당, 박물관, 유적지에 가 구경을 하며 ‘이게 왜 유명한 거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분명 책에서 읽었는데 이게 이건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걸 느꼈다. 만약 이 후기를 읽으며 워크캠프를 준비하는 분들은 자유 여행을 할 때 투어를 하는 걸 추천한다★
워크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확실한 의견 표출’이다. 봉사를 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을 확실히 말해야 캠프리더가 고려해주기 때문이다. 괜히 어물쩍거리다 본인만 손해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워크캠프는 한 달의 시간동안 나에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무엇이 이렇게 변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워크캠프는 나에게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를 계기로 달라질 내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