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땀으로 만든 특별한 추억

작성자 공해리
아이슬란드 WF39 · 환경/축제 2016. 07 Neskaupstadur(동부)

Eistnaflug – Heavy Rock festiv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어렸을 때 다큐에서 보았던 아이슬란드는 내게 환상이었던 나라였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던 나인데도 너무나 막연하고, 멀게 느껴지던 나라. 화산섬, 북유럽, 영롱한 빛깔의 온천까지 태어나서 언제 저런 나라를 갈 수 있을까 하며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나라였다. 그런 아이슬란드가 현실이 된 건 지난 겨울, 친한 친구가 아이슬란드로 워크캠프를 다녀오게 되면서였다. 워크캠프에서 아이슬란드를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건 아니었고, 유럽의 어느 나라던 가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친한 친구가 다녀온 만큼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슬란드에 가기 전, 각종 프로그램을 보고 겨울의 아이슬란드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여름의 아이슬란드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때문에 여러 벌 겹쳐 입을 수 있는 사계절 옷을 다 챙겨갔다. 코리안 디너에 대비해서는, 분명 방학이고 아이슬란드에 오는 한국인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호떡 믹스 두 팩을 챙겨갔다. 항공권의 경우 출국 한두달 전 구입을 했었는데, 국적기 조합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항공료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했던 듯하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블로그 검색을 통해 워크캠프가 생각보다 빡세지 않다고 하는 후기들을 많이 봐서, 또 WF계열 워크캠프가 주어지는 시간이 많다고 들어서 막연히 내가 신청한 워크캠프도 그렇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Eistnaflug워크캠프는 정말 정말 힘들었다. 이 워크캠프 자체가 Eistnaflug festival 축제 일정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활동할 수가 없었다. 출발한 날 캠프사이트에 새벽이 되어 도착해서, 바로 잠을 잔 뒤 다음날 아침 열시부터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새벽까지 무대 설치를 했다. 축제가 시작된 후로는 교대로 근무했는데, 근무 스케줄이 하루에 세네시간씩, 두 번 정도 있었던 것같다. 이외에도 런치 준비, 디너 준비로 매일매일을 스펙터클하게 보냈다. 축제가 끝나고는 다른 지역으로 숙소를 옮겼고, 그 후 데이트립을 한 번 떠나고 워크캠프가 끝났다.

특별한 에피소드라기보다, 이 워크캠프가 정말 특별하고 특이했던 듯하다. Heavy Rock Festival이기 때문에, 헤비메탈을 접해본 적도 없고 지극히 평범한 나에겐 정말 특이하고 신기한 사람들과 광경을 많이 봤다. 참가자 15명 중 반 정도는 원래 메탈을 정말 좋아하는 팬이어서 신청한 친구들이었는데, 가죽자켓에 피어싱에 강해보이는 첫인상까지 워크캠프가 아니었다면 이런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세보이는 인상과 달리 정말 착하고 순수한 친구들이었다. 또한 내가 참여한 워크캠프의 친구들 중 타국에서 워크캠프를 참여해 본 친구들도 있어서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워크캠프는 헤비메탈이나 락을 좋아하는 봉사자와 정말 잘 맞을 것같다. 솔직히 나와는 잘 맞지 않는 테마였고, 워크캠프 초반에는 회의감이나 무력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애 단 한번 있을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것에는 틀림없다.

다른 참가보고서에도 말하듯이 워크캠프는 리더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의 리더는 두명이었는데, 슬로베니안 리더는 정말 잘 챙겨주었지만 러시안 리더는 나와 성격이 잘 맞지 않았던 듯하다. 러시안 리더의 담당이 일을 분배하고 알려주는 역할이었는데, 근무 분배나 각종 활동 분배에 있어서 비효율적으로 나누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각 나라에서 다양하게 온 만큼, 맞는 사람도 있고 안맞는 사람도 있으려니 하고 생각한 이후로는 맘이 편해졌다. 효율을 최고로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같은 세계인의 입장에서 너그러이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내 아량이 부족했던 듯하다.

그래도 마지막엔 친구들과 다같이 훈훈하게 헤어졌고, 지금도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종종 연락하고 지낸다. 이런 워크캠프 경험으로, 더 성숙해지고 내 세계도 더 넓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