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눈 감은 천사들과 함께한 춘천, 감동
Invisible but Visib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수능이 끝나고 들었던 강연에서 워크캠프의 존재를 알았고, 해외로 가기에 돈이 충분하지 않던 상황에서 한국, 그것도 춘천에서 워크캠프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고는 무조건 참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OT에서 만난 한국인 캠퍼들과 리더들은 내가 신청한 워크캠프가 2016년 한 해 동안 가장 잘한 일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을 만큼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함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필요한 것,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나니 정말로 내가 워크캠프에 참여하는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영어로만 소통하며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니 망설일 필요도 없이 나에게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부푼 마음이 시작 전날까지도 가라앉질 않았다. 춘천에 살면서도 강원명진학교의 존재를 몰랐었는데 시각장애특수학교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과 만나 영어캠프를 진행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지만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주문을 걸고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캠프 내내 함께해주셨던 강원명진학교의 영어선생님 정한쌤과 교장, 교감선생님은 정말 유쾌하고 친절하시며 캠퍼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춘천사람이었던 나도 가보지 못했던 닭갈비와 막국수 맛집에 데려가주시고, 아이들을 위해 준비했던 풀장을 우리에게 먼저 내어주셨다. 덕분에 학교 마당에서 한 밤중에 어린이용 풀장에서 정말 즐겁게 놀며 봤던 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서로 출신과 문화가 달라 갈등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외국인 캠퍼들과는 헤어지기 4일 전부터 나를 눈물 콧물 쏙 뺄 정도로 깊게 정이 들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다들 어찌나 열심히 준비해왔는지 캠프 내내 7개국의 문화들을 체험하는 시간은 정말 알찼다. 다 함께 덴마크의 전통 춤을 추던 장면은 지금도 내 입 꼬리를 올라가게 한다. 학교에서 예절 선생님을 불러주셔서 외국인들은 한복을, 한국인 캠퍼들은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서 다도예법을 배우고 가야금을 연주하며 다 같이 찍은 사진은 한동안 나의 카톡 배경화면이었다. 기숙사가 공사 중일 때라서 아이들의 교실에서 침낭을 가져와 잠을 잤는데 교실마다 에어컨에 화장실도 있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끝나고 캠퍼들과 갔던 계곡에서는 헤어짐이 아쉽고 슬픈 마음들을 씻어낼 듯이 시원하게 놀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나름 영어를 못하지는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내 실력이 한참 모자라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도 마음은 다 통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아직도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통해 캠퍼들과 연락을 하며, 한국인 캠퍼들끼리는 방학에 한 번씩 만난다. 장애인들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은 잘 알지도 못 하고 하는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그들이 가진 순수함과 그로 인해 세상에 하는 수많은 감사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바라볼 수 있게 바뀌었다. 누군가 워크캠프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면, 혹시 그 이유가 참가비용과 비행기 표 때문이라면 한국워크캠프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한국에서는 주로 아동과 교육에 관련된 캠프가 많아서 본인이 원하는 키워드와 부합한다면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만나는 다양한 나라의 캠퍼들과 함께 넓어지는 시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을 갈 때 그 지역에서 개최하는 워크캠프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외활동, 영어회화, 봉사활동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어디에서도 못하는 귀중한 경험을 선물해준 워크캠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