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버몬트, 땀으로 얻은 특별한 성장

작성자 정진영
미국 VFP02-16C · 환경/건설 2016. 07 - 2016. 08 미국 버몬트주 러틀랜드

WILDERNESS TRAIL BUILDING IN VERMO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6년 가을학기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 이 기회에 미국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워크캠프는 미국의 동부에 위치한 버몬트주에서 이루어졌는데, 버몬트주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강원도에 해당하며 시골 중의 시골이지만 자연환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내가 참가하는 워크캠프는 산에서 등산로를 보수하는 작업으로 다른 워크캠프가 축제, 아동 교육봉사 등 비교적 즐길거리가 있는 반면 해당 워크캠프는 말 그대로 '체력'이 필요했다. 지인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다들 굳이 미국까지 가서 왜 고생하냐는 말을 할 정도로 나에게는 다소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그렇다. 누가 굳이 미국에 놀러가서 고생을 하겠는가. 그만큼 나는 남들과 다른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워크캠프에 도착하기 전 러틀랜드라는 마을에서 잠깐 머물렀다. 그곳은 건물도 참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낯선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조언해주었고 처음 보는 사이에도 항상 인사했으며 항상 여유를 즐길 줄 알았다. 그들의 인생이 정말 풍요로워 보였다.

워크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은 나를 제외하면 전부 미국 버몬트주에 살고있는 현지인이었다. 처음에는 이질감을 느껴 매우 당황했으나 그들이 오히려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 서투른 영어를 이해해주어 활동에는 무리가 없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참가하는 워크캠프는 산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었다. 엄청난 무게의 가방을 짊어지고 (텐트, 매트, 옷가지, 물 등 여태껏 내가 메어 본 가방 중 가장 무거웠다) 등산을 하는 걸로 활동이 시작된다. 산을 오르다가 어느 장소에 텐트를 치고 활동하는 동안에는 그곳에서 잠을 잔다. 매일 아침이 되면 따뜻한 차와 함께 오트밀, 바나나, 빵 등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일 할 장소로 등산을 시작했다. 일은 주로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하여 등산로를 보수하는 작업이었다. 큰 바위를 작게 깨거나 옮기고 땅을 파서 바위로 된 계단 등을 만들어 등산객들이 하이킹을 하기 쉽게 하는 일이었다. 오후가 되면 일을 마치고 텐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저녁 메뉴는 피넛버터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검은콩 패티 햄버거 등이었다. 참가자들과 소소하게 대화를 하며 저녁을 먹으면 하루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솔직히 워크캠프 활동을 하는 동안 체력적으로 매우 피곤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던 탓인지 매일같이 짐을 지고 등산을 하는 것이나 더블잭, 삽과 같은 무거운 도구로 바위를 깨고 옮기는 일이 나에게는 만만치 않았다. 또한 그곳이 산이었기 때문에 샤워는 고사하고 세수도 졸졸 흐르는 물에서 비누 없이 씻어야 했고 머리를 감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혹시 이곳에 워크캠프 가게 될 사람은 모자를 꼭 챙기도록!)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다. 모두가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기에 다들 서로를 이해했다.

참가자들은 학생부터 교사, 젊은이,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캠프 리더는 나와 나이가 비슷한 여자였고 환경 관련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는 한국과 다른 점을 느꼈다. 이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이다. 누가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환경'을 위해 이 어려움을 감수할까? 사실상 그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것이 없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도전, 모험이라는 명목으로 시작한 캠프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행동과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 그저 당연히 주어진 것,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겼는가, 아니면 내가 지켜야하고 항상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으로 생각했는가.

내가 지금 당장 편하자고 샤워기를 계속 틀어놓을 때 어딘가에선 일주일 내내 씻지도 못하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변화된 나의 새로운 가치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