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무살, 용기 내 떠난 이탈리아 워크캠프

작성자 박예빈
이탈리아 LUNAR 34 · 보수/복지 2016. 07 페라라 피에소

Emmaus (Fiesso Umbertian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살까지 여권이 없던 내가 해외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데에는 '새로움 환경에 놓아진 나'를 보기 위해서다. 그래서 해외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워크캠프를 모를리 없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워크캠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영어를 어느정도 할줄 알아야한다는 생각과, 항공편을 본인 부담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바로 신청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가 언제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같이', '우리'가 되어 무언가를 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열심히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마냥 돈만 모으다가 마침 워크캠프를 다녀온 친한 언니에게 후기를 듣고, 워크캠프 앞 뒤로 유럽여행까지 계획하게 되었고,2주간 봉사활동이 '한달간 혼자 떠나는 유럽 여행'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가장 큰 걱정으로 남는 것은 항상 영어 였다. 처음 워크캠프 친구들을 만나 내 영어수준을 3살꼬마와 같다고 소개할 정도로 영어를 못했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참가 후기를 여러개 찾아 읽는 분들이 있다면, 이 문장까지도 '아니야 그래도 어느정도 하겠지'라는 의심을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단어를 몇개 내뱉고, 오늘 뭐했어?, 저녁은 먹었어?도 한참을 생각해야 틀린 어법으로 물어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래서 워크캠프 참가 전 '친구들이 영어를 못한다고 안놀아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커져만 갔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워크캠프와 유럽여행 기간 내내 일기를 썼다. 그 순간 순간 느끼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 일기를 다시 읽어보며, 이 글을 써내려가 보려한다.
집결지에 캐리어를 앞에두고 두근두근 기다리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친구들은 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하는 곳에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가 올 때 마다 모두 마중을 나왔다. 워크캠프 참가자 친구들 말고도 그 곳에서 묵고있는 자원 봉사자들도 나를 반겨주러 왔다. 내가 함께하게 된 친구들은 세르비아에서온 보요나와 산드라, 스페인에서 온 세라키오, 아나, 이자벨이었다. 그 친구들 말고도, 그 단체에는 이탈리아에서 봉사하기 위해 모인 어르신들 11명 정도와 이탈리아 봉사자 3명이 함께 지냈다.
내가 참가하게 된 단체는 EMMAUS라는 단체로 사람들이 기증하거나 버린 물건들을 다시 되파는 큰 중고 매장이었다. 또, 그 수익과 물품들을 이탈리아로 넘어온 아프리카쪽 이주민자들이 있는 단체에 기증되기도했다. 그래서 우리가 한 일은 주로 중고물품 닦고 분류하기, emmaus 내부 시설 보수하기, 이주민 단체에가서 청소하기, 같이 이탈리아어 수업듣기가 있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였다. 이탈리아라서 모든 단체들이 이탈리아어를 주로 사용했고,내가 묵고 있는 emmaus도 어르신들과 워크캠프 참가자들 중 몇명이 이탈리아어 공부를 하고 있어 주로 이탈리아어를 사용했다. 그래서 영어를 하는 참가자 친구들이 매일 내옆에서 동시통역을 해주기도 했다. 하루종일 여러 단체를 돌면서 설명을 듣는 날이 있었는데, 통역을 해주는 친구는 열심히 통역을 하다가도 가끔은 'idon't know... just smile!'하며 둘이 빵 터지기도 했다.
내 영어실력으로 2주 동안 친구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각자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만나게 된 이야기, 문화차이, 대학교 등록금, 여행 등등 말이다. 친구들은 항상 내게 한국의 아무것에 대해서 그냥 말해달라고했다. 문화차이가 신기한 것 같았다. 그럼 나는 어설픈 영어와 몸짓을 섞어 이야기해주었고, 친구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매우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숙소에 돌아가 모두가 모였을 때 이야기보따리 처럼 한국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일정이 하루 남는 스페인 친구 아나와 베네치아 여행을 하루 더 하며, 더 돈독한 우정을 쌓기도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탈리아 워크캠프, 나는 이탈리아어를 공부하지도, 봉사에 대한 스펙을 쌓아야하는 명분도 없다. 단지 내가언제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2주간 여러 나라에서 모인 친구들과 봉사할 수 있을까? 하는 설렘으로 시작한일이었다. 참가 전에는 형편없는 영어실력과 혼자 해내야하는 일정들이 많이 두려웠지만 지금은 내가 그때 내린 선택이 참 자랑스럽다. 나의 선택을 믿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다른 시선으로는 내 전공과 상관없는 지역과 활동내용이 바보같은 선택으로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는 내가 취해야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더욱 냉정해질 것이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것이 아닌 다른 것에 의해 계산되어지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언제 내가 마음 가는대로 해보고싶은 일에 도전하는 날이 다시 올까 하는 마음이 컸다. 걱정보단 실행하는 것이 더 큰 배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워크캠프에서 나는 소중한 사람들을 얻고, 사랑을 배웠다. 아직까지도 페이스북으로 you have positive energy!라는 벅찬 칭찬을 받고 있다.
영어를 못한다는 두려움에 신청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가끔은 하고싶은대로 내 선택을 믿는 힘을 가지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