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세상의 끝, 나를 찾다

작성자 조애진
독일 NIG08 · 환경 2016. 07 Lomen

Upahl - Lenzen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 참가하기 일 년 전, 저는 우연찮게 아이슬란드의 한 지역에서 봉사를 했던 분의 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기를 시작으로 알아본 워크캠프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전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과 몇 주간 함께 동거동락하며 인생을 나누고, 그 사람들과 함께 그 지역에 교육, 환경, 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는 도움을 주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참가비 이외에 항공권 등 여비가 너무 부담스러워 언젠가는 가고 싶다는 마음만을 품은 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워크캠프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생활하던 중, 교환학생으로써 유럽에 거주하며 여행 계획을 알아보다 페이스북의 워크캠프 페이지를 통해 다시 워크캠프의 존재를 기억하고, 그렇게 제가 있던 지역과 가까운 독일 로멘 지역을 선택해 2주간의 즐거운 캠프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저희는 총 한국인 2명, 대만 2명, 멕시코 2명, 터키 2명, 체코 1명, 이탈리아 1명과 독일인 팀장 1명인 11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였습니다. 저희 숙소가 있었던 Lomen은 조용한 시골마을로, 슈퍼까지도 차로 20분이 걸리는 곳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장난으로 우리는 '세상의 끝'에 산다며 서로를 놀리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조용한 곳이였기에, 저희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의지하고 마치 가족처럼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로멘의 호수를 보호하기 위해 자라난 잡초들을 제거하는 일을 매일 아침 8시에서 12시까지 하였는데, 아침은 추위와 모기떼에 고생하고 11시 이후엔 쨍쨍 찌는 햇빛에 녹초가 되곤 하여 무척이나 힘든 봉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넓던 들판이 저희로인해 말끔해진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매일 돌아가며 주방팀을 맡곤 하였는데, 서로의 전통음식들을 선보이며 서로에 대해 더욱 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특히 친구들이 저희가 준비해온 호떡을 매우 좋아해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곤 하였습니다. 워킹타임 이외엔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대부분 숙소에서 카드게임을 하거나 근처 호수로 산책을 나가곤 하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그 마을의 소방대원들과 숙소를 공유했는데, 함께 바베큐를 해먹고 캠프파이어를 하며 친분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과 친해진 이 후, 소방훈련에 함께 참여하고 소방차도 타며 색다른 체험도 많이 하였습니다. 또한 열심히 예산을 아껴서 카누체험도 하고, 독일 워크캠프 본사가 있는 도시에 가서 주말동안 여행도 하고 해변에서 수영도 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은 힘들었지만, 대체적으로 여유를 느낄 수 있고 나 자신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소방대원 숙소의 문을 페인트칠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문들을 모두 저희의 국가와 인삿말로 꾸밀 수 있었습니다. 저와 다른 한국인 친구는 환영의 인사와 함께 그동안 즐겨웠다는 작별의 인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안녕'을 쓰고 갔습니다. 혹여 다음에 참여할 한국인이 있다면 저희의 의도를 알아차렸으면...하는 마음에서요.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제가 경험한 워크캠프를 돌아보자면, 솔직히 노동의 강도도 쎄고 도시 자체가 워낙에 조용하여 워크캠프에 오기 전 기대했던 액티브한 캠프는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조용한 로멘에서 세상의 소음을 뒤로 한 채,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강도가 쎈 노동을 하면서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함께 일할 때는 어떤 태도로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성찰하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주 동안 함께 부대끼며 싸우기도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 조곤조곤 털어놓으며, 우리 팀원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평생 만나지 못할 사이였던 우리가, 워크캠프를 계기로 평생의 인연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캠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