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싱겐, 낯선 곳에서 찾은 소중한 인연

작성자 최영현
독일 IBG 15 · RENO 2012. 07 - 2012. 08 SINGEN

Sing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어느덧 워크캠프가 끝난 지도 약 일주일이 지났다. 2주 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외에 있던 그 어떤 때보다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경험보고서 쓰는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쓰는 이유는, 그 2주가 벌써 끝났고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것을 정말 실감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아직도 처음 SINGEN역에 도착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약속시간보다 하루 늦게 가서 다른 친구들이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정해진 시간에 만나는 것이 가능할까 약간의 의구심도 품은 채 하루를 보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인사만하고 잠을 잤다. 처음에는 모두가 워크캠프를 처음 와 본 것이기 때문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의례적인 대화를 했고, 이러다가 친해질 수나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걱정이 무색하게 우리는 함께 일을 하며, 파리가 너무 많다고 불평하며, 함께 요리하며, 숙소에서 함께 카드게임을 하며 언제 어색했냐는 듯이 친해지기 시작했다. 서로의 문화에 질문을 하기도 했고 주말에는 스위스 여행을 했으며 낮에는 수영을 하고 수영장에 나가기도 했다. 실로 2주간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들이었다. (타지에 떨어져서 외로움이 더해진 까닭이 아닐까 싶다.)
숙소에서는 의례적으로 행해지는 일이 몇 가지 있었다. 매일 당번을 정해 다른 친구들이 일을 하는 동안에 숙소 청소를 하는 것이나, 저녁식사에는 각국의 전통 식사를 만들어 먹거나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한국의 전통음식을 만들기 위해 동기가 가져온 부침가루를 이용해 부침개를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만들려고 하니 막막하고 잘 되지않았다. 이것도 맛있다고 먹어준 친구들에게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우리의 음식 외에도 독일음식, 스페인음식, 터키 음식, 러시아음식 등 각국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저녁시간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터키음식은 우리와 비슷한 쌀을 사용하고 우리나라사람들과 입맛이 비슷해서 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은 힘들었지만 자유시간을 깨알같이 알차고 재미있게 보낸 우리는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려 헤어질 때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이별이 슬펐던 이유는 이제 헤어지면 언제 또 다시 볼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었다. 2주 간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다가 평생 보지 못할 거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이별의 슬픔은 두 배, 세 배로 커졌다. 터키에서 온 성격 좋은 친구는 good-bye가 아닌 see you로 인사하고 헤어지자 해서, 우리는 모두 see you로 인사하며 헤어졌다. 설사 다시 보지 못한다 해도 세계 각국에 나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가 14명이나 (리더 2명까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