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뜻밖의 인생 친구들
Aurora hunting and Renovation in East of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06년,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그리스의 작은 섬 Corfu로 첫 워크캠프를 떠났다. 그 때는 영어실력이 부족해 친구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에 편히 여행할 수 있었고, 한 친구와는 아직까지 연락할 정도로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1년 간의 휴직을 얻어 영국에 머무는 동안, 그 때 그 추억만큼 또다른 워크캠프를 경험하고 싶어 과감히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되었다. 지금은 영어로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워크캠프가 프로젝트보다는 참가자들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길 수 있기를 기대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미팅포인트에서 만난 첫 날, 사실 반가움보다는 당황스러움이 앞섰다. 이전 워크캠프 경험이 있다보니 여러 국가 참가자들이 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총 11명 중 9명이 한국, 대만, 일본 여성 참가자였고 단 2명만이 프랑스 청년들이었던 것이다. 아시아 친구들이 대다수다 보니 유럽 등 다른 문화를 알고 싶었던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프로젝트명이 'Northern light hunting'이라 오로라만 쫓는 캠프일거라 예상했지만, 오로라 보는 것은 날씨운에 달려 우리는 결국 제대로 보지 못하고 빌딩 레노베이션 일만 했다. 이렇게만 놓고 본다면 최악의 워크캠프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첫번째 워크캠프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워크캠프였다. 바로 10일간 함께 먹고 자고 씻으며 한 가족이 된 11명의 친구들 때문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거의 숙소에만 머물고, 근처(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노는게 일상이었지만 서로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했고, 거리낌 없이 어울렸다. 서로 장난치고, 게임하며 보내는 소소한 일상이 그 어떤 대단한 프로젝트,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웅장한 풍경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캠프가 끝나고서도 레이캬비크에 남았던 9명의 친구들은 다시 모여 놀았고, 내가 사는 런던에 친구들이 여행 온다거나, 로마 여행중인 친구들은 서로 날짜를 맞춰 다시 재회하는 등 3주가 지난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었으면, 남녀 성비가 좀 더 맞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운 점을 더이상 상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친구들을 못 만났으면, 이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할 정도로 10일간 꿈만 꾸다 온 기분이다. 워크캠프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체계적이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이 가장 큰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10년 전 첫 워크캠프가 그랬듯이. 만약 워크캠프 참가를 고민하며 내 보고서를 읽는 친구들이 있다면, 가장 첫번째 정말 여행하고 싶지만 혼자서는 어려울 것 같은 나라를 선택한 뒤, 좋은 친구들을 만나 어떻게 하면 내가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또 참가한 사례가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 세월동안 변하지 않고 전 세계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한 워크캠프 조직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