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멈춰진 시간 속 특별한 만남

작성자 함경우
아이슬란드 WF173 · 환경/예술/스터디 2017. 05 아이슬란드

Sustainable center in East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얼핏얼핏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내가 이 워크캠프를 직접 떠나야겠다는 마음에 불을 붙인 것은 대학교 동아리 선배의 생생한 후기 덕분이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SNS 프로필 사진들을 보며, 그리고 워크캠프를 다녀오자마자 다시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선배의 말을 들으며 어느새 나는 인터넷에서 국제워크캠프기구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결국 큰 고민 없이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고, 그 당시만 해도 내가 워크캠프를 다녀와서 그 선배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과 그곳에서 같이 일하고 놀았던 동료들이 매우 그립다.
일반적인 참가 전 준비는 인포싯과 인터넷 사이트, 선배의 조언, 그리고 사전 교육을 통해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햇반, 호떡, 라면 등 조리 식품 몇 가지와, 한국의 청년들이 많이 하는 게임들을 생각해 갔고 그 곳에서 반응은 매우 좋았다. 그리고 안 챙겨 갔다고 생각했던 전통 게임들은 그 곳에 이미 전 캠프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고 갔기에 딱히 부족한 것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내가 워크 캠프에서 기대했던 것은 첫 번째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교류이고, 두 번째로는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문화이다. 결과적으로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했고 특히 워크캠프에 참가한 친구들과 너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첫 날 : 아침 8:30 에 일어나서 씻고 9 시 30 분쯤 거실로 나왔다. 워크캠프 리더를 포함하여 11 명이 거실에 모였다. Fynn과 Ryuba 가 워크캠프 규칙에 대하 간단히 설명하고 자기 소개를 했다. 워크캠프 첫 날은 청소를 하는 날이다. 각자 팀을 이루어 청소를 한다. 나는 Marco, Edo 와 거실을 청소했다. 이것 저것 닦고 청소기 밀기. 그리고 청소하기 전에 요리팀과 청소 팀을 짰는데, 나는 Hennie 누나랑 한 번, Ryuba 와 한 번 요리 팀을 이뤘고, Dienna ,Anne 랑 한 번씩 청소 팀을 할 것 같다. 청소 후에 Fynn 이 공기 놀이를 하자고 해서 공기 놀이를 했는데.. 내가 너무 잘해서 미안했다. 나보고 한 쪽 눈 가리고, 왼손으로, 천재 공기를 하란다. 1 단계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이 놀이가 꽤나 재밌나 보다. Anne는 한 동안 공기 놀이 연습을 계속 했다. 공기놀이를 하고 나서 Nyima 가 가져온 정글카드 게임을 했는데 모양이 어려워서 꼴찌에서 두 번째로 게임을 끝냈다. 꼴찌는 Fynn 이다. 방 안에서 쉬다가 수영장에 갔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따듯한 풀에도 있고 미지근한 곳에도 있고 했는데 Fynn , Edo, Yohanna, Anne, Nyima + 현지인 Lexi 까지 앉아서 수다를 떨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다른 나라도 대중 목욕탕이랑 사우나가 많다고 한다. 수영을 하고 나서 옆에 작은 폭포를 다 같이 올라갔다. 중간에 함류한 Lyuba 도 같이 올라갔다.

저녁을 10 시 다 돼서 먹었다. 라자냐를 먹었는데 Julia 와 Marco 가 만들었다. 밤 늦게 먹는 저녁인데 뭔가 여유로웠다. 제 때에 저녁을 먹지 않아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 정말 이 지역에 갇혀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갇혀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순간 한순간을 즐기는 것 같앗다.


2 일차: 처음 일을 했다. 잘라놓은 잔디를 수거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했는데, 중간 이후부터는 쉬면서 여유롭게 일했다. 빨리 끝낸다고 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 노동이었는데 Edo 랑 Fynn 덕분에 재밌게 일할 수 있었다. 둘은 진짜 유치하다. 거의 덤앤더머 수준.
일이 끝나고 수영장에 갔는데 야외 싸우나 느낌이었다. 일 끝나고 자주 와서 몸 풀어주면 좋을 것 같다.

4 일차: 오늘은 홀리데이라서 일을 안 했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12 시에 낚시를 하러 갔다. 옆 집 아저씨가 낚시대를 준비해주고 같이 fish factory 옆에서 낚시를 했다. 첫 낚시 였는데, 그냥 흥미로운 정도? 들어와서 Lyuba Johanna 와 하이킹을 했다. 건너편 피오르드까지 걸어갔는데 길이 없는 곳으로 가서 매우 힘들었다. 콜라 찜닭과 파전은 성공적. 밥 먹고 옆집 아저씨 집에 놀러가서 보드게임을 하다가 12 시에 Hannie 생일을 축하해줬다. 한국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줬다는게 참 뿌듯하다. Hannie 는 아마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참가하면서 외국 친구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그 친구들은 매우 개방적이고, 친근하다. 또, 나이에 대한 관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캠프에서 18살부터 27살까지 꽤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존재했지만, 그 가운데에서 어느도 형,누나, 혹은 동생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다 같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고, 그들이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주었다. 사실 원래 한국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쉽게 말 걸고 친해지기 어려운 성격을 갖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하루만에 바로 친해진 것도 그 이유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