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잔지바르, 봉사로 만난 아프리카의 속살
Child & Community develop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세계여행을 하면서 이왕 아프리카에 왔으니,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봉사활동을 경험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내가 머물러보고 싶었더 잔지바르 섬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어서 더할 나위 없이 내게는 최적의 선택이었고, 망설임 없이 시작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교훈으로 나를 채우고 싶었도, 무엇보다도 아프리카 잔지바르 섬 깊숙한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현지인들과의 생활이 기대됐다. 내가 모르는 또다른 아프리카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됐다. 이 봉사가 크게 나를 바꿔놓진 않겠지만, 그래도 내 안에 작은 씨앗을 심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또다른 인격체, 삶, 인생을 책임진다는 무게감이, 지나가는 아이를 쳐다보기만 해도 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아서 싫었다. 이렇게 된 스스로의 모습이 제일 당혹스러운건 나였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여행을 떠나와, 과거의 일로부터 시간적, 공간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니 결국은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과거의 편린들이.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지금, 내 인생도, 나도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아이의 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 만큼은, 내 속에 너무도 많던 나를 좀 덜어낸 것일까.
.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일행과 조금 떨어져 혼자 걷고 있으니 어느새 뒤에서 쫓아온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손바닥 안을 파고들어 쥐어온다. 이 별 것 아닌 감촉에 눈물이 핑 돈다.
그 단풍잎만한 손에 손을 쥐어잡힌 채, 나는 어쩔 줄 모르고 그저 집까지 걸었다. 실로 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하는 걸음이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여행을 떠나와, 과거의 일로부터 시간적, 공간적으로 거리를 두게 되니 결국은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과거의 편린들이.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지금, 내 인생도, 나도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아이의 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 만큼은, 내 속에 너무도 많던 나를 좀 덜어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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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일행과 조금 떨어져 혼자 걷고 있으니 어느새 뒤에서 쫓아온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손바닥 안을 파고들어 쥐어온다. 이 별 것 아닌 감촉에 눈물이 핑 돈다.
그 단풍잎만한 손에 손을 쥐어잡힌 채, 나는 어쩔 줄 모르고 그저 집까지 걸었다. 실로 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하는 걸음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 기간 동안 읽은 책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해설한 책이었다. 딱히 봉사하면서 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여기에 도착하기 전부터 읽다 만 책을 다시 집어든 것뿐이었다. 그러나 어느 때에 유난히 가슴에 와닿는 여행은 그것이 받아들여질 준비가 되었을 때 찾아오듯, 책 또한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받아들일 준비가 된 내용의 것이 내 손으로 들어오는 것이리라.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부터 많은 책에서 가르치고 있는 '착하게 살아라, 신의를 가져라, 정의를 행하라’와 같은 별 새로울 것 없는 교훈들이기에, 누군가에게 좋은 책이라고 추천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내용이 유난히 마음에 다가왔던 것은, 아마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신의, 정의, 선행과 같은 덕목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서였을 거다.
가진 것은 많지 않으나 웃음이 많아 행복한 사람들. 입고 있는 옷은 헤지고 낡은 것이지만, 매일 깨끗하게 빨아서 입는다. 아침 저녁으로 몸을 씻어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고, 설거지는 최대한 물을 아끼면서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낸다. 사람들 사이에서 제일 많이 오가는 말은 언제나 ‘Asante(Thank you)’와 ‘Karibu (welcome)’. 중년의 여성은 마을 내 모두에게 ‘Mama’가 되고, 남성은 ‘Uncle’. 서로가 서로에게 선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과 생활하는 동시에, 나는 책이 이야기하는 마음속의 '공정한 관찰자'를 점검했다. 내 마음의 관찰자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 원칙은 신의, 정의, 미덕에 진실로 기반하고 있는가? 그저 사회적으로 주입되고 교육받은 규칙에 의해 '도덕적이라고 생각되는' 정도로 행동해왔던 것은 아닌가?
이 곳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 사랑을 미숙하게나마 베풀어보고 이로부터 얻어지는 행복을 맛보면서, 한층 더 성찰하게 된다. 내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 행하는 것들. 그리고 그동안 살아왔던 자세에 대해서.
돌이켜보면, 나는 사회 속에서 경쟁하고 성취하여 스스로를 이뤄나가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나눔, 베품, 선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고 여길만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던가? 지난 날의 내 모습이 창피하고 부끄럽고, 동시에 슬펐다. 어찌 이리 가난한 마음을 갖고 여지껏 잘도 살아왔는지.
동시에, 나는 깊이 감사할 수 있었다. 이 아름답지 못한 영혼을 지금껏 보듬고 사랑해 준 사람들. 나를 둘러싼 이 선한 이들의 사랑은 대체 뭘까. 지금 이 마을에서도 진심으로 나를 애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껏 최측근의 내 사람 아니면 타인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나와는 달리, 처음 보는 이방인임에도 내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여기저기에서 이런 은혜를 입으며 여행하다가 이 곳에 이르러, 차곡히 누적되었던 선한 영향력이 내 안에서 변화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눈을 뜨고 나서 느낀 깊은 감사와 행복. 선한 영향력의 파동에 마음이 크게 울렸으니,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전달해줄 수 있는 선한 사람이 되어야지.
떠날 날이 되니, 처음 이 섬에 들어왔을 때 창밖으로 봤던 광경이 생각난다. 섬 전체 위에 크게 드리운 무지개가 좋은 예감을 갖고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줬었지.
생각해보면 이것은, 이 섬이 일으키는 아름다운 순간들의 고작 시작에 불과한 일이었다.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부터 많은 책에서 가르치고 있는 '착하게 살아라, 신의를 가져라, 정의를 행하라’와 같은 별 새로울 것 없는 교훈들이기에, 누군가에게 좋은 책이라고 추천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내용이 유난히 마음에 다가왔던 것은, 아마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신의, 정의, 선행과 같은 덕목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서였을 거다.
가진 것은 많지 않으나 웃음이 많아 행복한 사람들. 입고 있는 옷은 헤지고 낡은 것이지만, 매일 깨끗하게 빨아서 입는다. 아침 저녁으로 몸을 씻어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고, 설거지는 최대한 물을 아끼면서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낸다. 사람들 사이에서 제일 많이 오가는 말은 언제나 ‘Asante(Thank you)’와 ‘Karibu (welcome)’. 중년의 여성은 마을 내 모두에게 ‘Mama’가 되고, 남성은 ‘Uncle’. 서로가 서로에게 선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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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과 생활하는 동시에, 나는 책이 이야기하는 마음속의 '공정한 관찰자'를 점검했다. 내 마음의 관찰자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 원칙은 신의, 정의, 미덕에 진실로 기반하고 있는가? 그저 사회적으로 주입되고 교육받은 규칙에 의해 '도덕적이라고 생각되는' 정도로 행동해왔던 것은 아닌가?
이 곳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 사랑을 미숙하게나마 베풀어보고 이로부터 얻어지는 행복을 맛보면서, 한층 더 성찰하게 된다. 내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 행하는 것들. 그리고 그동안 살아왔던 자세에 대해서.
돌이켜보면, 나는 사회 속에서 경쟁하고 성취하여 스스로를 이뤄나가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나눔, 베품, 선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고 여길만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던가? 지난 날의 내 모습이 창피하고 부끄럽고, 동시에 슬펐다. 어찌 이리 가난한 마음을 갖고 여지껏 잘도 살아왔는지.
동시에, 나는 깊이 감사할 수 있었다. 이 아름답지 못한 영혼을 지금껏 보듬고 사랑해 준 사람들. 나를 둘러싼 이 선한 이들의 사랑은 대체 뭘까. 지금 이 마을에서도 진심으로 나를 애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껏 최측근의 내 사람 아니면 타인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나와는 달리, 처음 보는 이방인임에도 내게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여기저기에서 이런 은혜를 입으며 여행하다가 이 곳에 이르러, 차곡히 누적되었던 선한 영향력이 내 안에서 변화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눈을 뜨고 나서 느낀 깊은 감사와 행복. 선한 영향력의 파동에 마음이 크게 울렸으니,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전달해줄 수 있는 선한 사람이 되어야지.
떠날 날이 되니, 처음 이 섬에 들어왔을 때 창밖으로 봤던 광경이 생각난다. 섬 전체 위에 크게 드리운 무지개가 좋은 예감을 갖고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줬었지.
생각해보면 이것은, 이 섬이 일으키는 아름다운 순간들의 고작 시작에 불과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