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 우연이 만든 소중한 인연

작성자 성수정
인도 FSL WC 512 · SOCI/ KIDS 2012. 01 인도 Pondichery

Pondicher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자원봉사’라는 말에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인도에서 돌아온지 3주가 흘다. 사실 ‘해외’라는 달콤한 단어에 이끌려 신청했지만. 워크캠프를 했던 뜨거운 2주는 달콤함 그 이상이었다. 출발 전 기대감과 설렘이 있는 반면 두려움도 있었지만, 같은 캠프워크에 또 다른 한국인 2명이 더 있다는 사실과 함께 모두 같은 비행기에 타게 되는 우연 덕에 기대감은 두배로 두려움은 반으로 출발 할 수 있었다.
캠프 시작 첫 날인 1월 16일. Meeting Time은 분명 11시였는데 헤맬 것을 예상하고 한 시간 일찍인 10시에 도착했는데 캠프리더인 Dinesh와 Prinson, 그리고 캐나다 퀘벡에서 올 2명을 제외한 네델란드인, 캐나다인, 프랑스인까지 모두 도착해있었다. 오직 영어만 쓰게 된다는 설렘도 잠시 모국어도 아닌 영어를 너무 잘해서 걱정도 됐다. 그렇게 모두들 Tricycle이라는 인도교통수단을 타고 도착한 숙소는 수영장이 있는 숙소계에서는 호텔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예쁘고 편안한 곳이였는데, 우리가 수영장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고 샤워실도 넓고 깨끗해서 2주 내내 발 뻗고 편히 잤던 것 같다.
그 다음날부터는 우리가 봉사활동을 할 Baby Sarah’s Home이라는 고아원으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나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곳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장애아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지원했는데 첫날 가장 힘들었는데 아이들 곁에는 다가갔지만 만지지를 못해서 홀로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주 임무인 Gardening은 잡초가 무성한 땅을 바나나나무를 심고 다시 쓸 수 있는 땅으로 되돌려 놓는 것과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페인트 칠. 이 모든 것을 생에 처음 해보는 것이라 걱정했는데 사람이 9명에 다들 얼마나 기운차고 열심히 인지 일주일 만에 땅을 고르고 페인트 칠을 위한 스케치까지 완료했다. 그 사이 모두들 땡볕 아래에서 얼마나 정성을 다해 일했는지 타서 껍질이 벗겨지고, 농기구들에 벌레에 물린 자국들이 무성한데도 아무도 힘들거나 싫다는 티 한번 내지 않고 끝까지 맡은 임무를 다 하는데 감동받았다. 높은 온도와 불쾌지수를 더해주는 습도까지 짜증을 낼만한데 그 누구 하나 짜증내지 않고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고 노래하면서 더 웃었던 팀원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내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갈수록 아이들에게 서스럼 없이 다가갔고, 말도 안되지만 대화도 나누었고, 손톱도 깎아주고 한국어 노래를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친해졌고 그 사이 난 ‘Jackie Chan’s sister’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매일 오전, 잠시 동안 아이들과 만나서 1~2시간 정도를 보내고 Gardening을 하고 아이들의 학교 수업이 끝나면 벽화를 그리고 아이들의 책상과 의자에 페인트 칠을 했다. 초반 몇 일만 힘들었지, 그 후에는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워크캠프 멤버들과 틈틈이 게임도 하면서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아직도 아이들이 눈에 선하고 우리가 만들어 놓은 바나나농장과 학교의 벽화가 궁금하고 또 걱정도 된다. 사실은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데 겉모습만 보고서 장애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를 고민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생각됐고 지금도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때 아이들이 관심 가지던 립밤을 선물로 주고 올 걸 하는 후회도 되고, 더 베풀지 못하고 돌아와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
가장 힘들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Gardening. 흘린 땀만큼 힘들 때 마다 생각 날 것 같다. 그리고 그 상황을 웃고 노래하며 즐겁게 힘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멤버들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이 오면 걱정하지 말고 일단 부딪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교훈도 잊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작의 고통을 안겨 줬던 Painting!!. 어렸을 때 배웠던 미술실력을 엄청나게 발휘하고 나서야 조금 마음에 드는 그림 하나가 나왔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한 것 같아서 “Is it ok?”라고 물으면 다들 웃으면서 “It’s not a contest! Cheer up”이라고 다독여 줬던 멤버들도 자꾸 생각난다. 그러면서 본인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그림을 그렸던 것도 기억난다 :)
멤버 중 2명이 이미 워크캠프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이 다시 워크캠프를 하는 데에는 그 전의 워크캠프에 대한 기억이 아름다웠고, 또 한번 돕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취업준비생의 준비생인 4학년인 내가 워크캠프에 또 한번의 기회가 있을진 모르지만, 없더라도 내가 나이가 들어서라도 꼭 다시 가서 마음을 잡고 올 수 있는 봉사를 위한 봉사를 하고 싶다.
인도에 도착하면서부터 돌아오는 날 까지, 항시 느끼던 것인데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고 몰라도 도와주고 싶어했던 모습들이 생각나는데, 나에게 베풀었던 그 친절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또 다시 돌려줘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해준 워크캠프, 그리고 이제는 나와 인연이 닿는 나라 인도. 너무 많은 추억들을 짧은 시간에 남기고 와서 더욱 생각나고 아련해서 인도병에 걸린 것 같기도 한데, 고마운 나라 인도에 꼭 한번 다시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하고 Pondichery를 방문하고 아이들을 만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