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타라고나, 불안 대신 행복을 얻다

작성자 박시은
스페인 CAT 12 · 환경 2017. 07 타라고나

Boella river: history and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고등학교 때부터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스펙, 학업, 알바, 자격증 등 여러 상황에 둘러싸여 바쁜 삶을 살고 있던 나에게 유럽여행은 생각하는 것조차 큰 사치였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접하게 된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은 나의 막연한 유럽 여행 계획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여러 국가의 음식, 언어, 문화 등을 접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데, 어느 누가 이 기회를 마다하겠는가. 결국 나는 비행기 표를 끊었고 열정의 나라 스페인으로 떠났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공교롭게도 내가 참가한 워크캠프의 인원은 26명으로 다른 워크캠프에 비해 참가 인원이 두 배 정도 더 많았고, 그 많은 인원 속에서 동양인은 나 하나뿐이었다. 한국인이 한 명쯤은 있겠거니 생각했던 내 기대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첫 만남,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나에게 밝은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한 이레나(세 루비아), 그리고 세니에(세 루비아) 덕분에 나도 용기를 갖고 다른 친구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러 돌아다녔고, 나에 대해 서툰 영어로 소개했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하자 모두가 괜찮다며 격려해주었고, 내가 조금이라도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천천히 쉬운 단어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보통 일정은 8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9시부터 12시 30분까지 잡초 캐기, 나무에 물주기, 나무 베기,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을 했고, 봉사활동일 끝나면 점심을 먹고 피에스타(스페인의 여름은 매우 뜨겁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자체하고 실내에서 약 2시부터 5시까지 낮잠 시간을 가진다) 시간을 가졌다.그리고 그 이후에는 시내를 여행하거나 다 같이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가기도 했다. 캠프를 하는 내내 모든 시간이 여유롭고 평화롭게 흘러갔다. 문득문득 스페인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혼자 와서, 이렇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벅차올랐다. 평범하지만 특별했기에 일분일초가 너무 아쉽고 소중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한국에서는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했었다. 딱히 어떤 걸 하지 않아도 뭔가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과, 뭔가를 하게 되었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된다는 압박감이 늘 내 머릿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으로 떠나는 당일 공항에서부터 모든 압박감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받았다. 스페인으로 떠나는 기내에서 기내식과 와인 한 잔을 마시는데 갑자기 나는 너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냥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나에게 너무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언어도 문화도 인종도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이들의 문화 속에 익숙해져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하자마자 '정말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이 나에겐 너무나 값지고 특별한 일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