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LEMOA, 2

작성자 이유빈
스페인 SVIEK01-17 · 보수/세계유산 2017. 07 LEMOA

HISTORICAL MEMORY : THE CIVIL WAR IN LEMOATXE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가장 먼저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경로는 학교입니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4학년. 이때 저는 학교에서 저의 친구, 선배들이 먼저 다녀오면서 생생한 후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활 중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유럽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스페인어를 전공하여 교환학생 다녀온 이야기를 들으며 스페인에 대한 애정이 생겨 스페인 프로그램을 일 순위로 꼽았습니다. 간단한 스페인어 자기소개를 써갔으며, 고마워, 안녕, 배고파 등 아주 짧은 단어는 스페인어를 외워갔습니다. 주의사항에 스페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인 만큼 스페인 참가자가 많을 거라고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이 길기에 많은 음식을 만들 준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고추장과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팩을 준비해 갔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그곳의 문화를 느낄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기대감은 고양되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레모아는 스페인 북부지역에 위치해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스페인 북부의 빌바오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을 가면 도착했고, 그 역 앞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이 캠프는 리더가 없었다. 대신 모니터 3명 네레아, 아마야, 예수 그리고 고고학자들인 율리안, 알바, 미켈에게 의견을 물어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
우리의 숙소는 어떤 학교였다. 2개의 방에서 남자와 여자가 나눠져 사용했다. 시설은 아주 좋았다. 학교 내에 있던 수영장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바로 계단을 내려가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때때로 봉사시간이 끝난 후 친구들과 이 가게에서 맥주 또는 깔리무초(와인과 콜라를 섞은 이 지역에서만 파는 술)을 먹기도 했다.
친구들은 모두 23명이었으며, 스페인 지역에서 하는 봉사활동인 만큼 스페인 친구들이 가장 많았다. 그 외 러시아, 중국, 대만, 카자흐스탄 친구들이 있었으며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아주 걱정스러웠던 내 마음과 달리 그들은 아주 열린마음을 가진 친구들이었다. 영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표정과 제스처 그리고 그 상황이 있었기에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옛 바스코 지방인 이 지역은 스페인어와 함께 바스코 지역의 언어도 따로 있었는데, 고맙습니다를 에스케릭 케스코라고 배운 뒤 샤워실 직원에게 사용했더니 무척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스페인의 남북전쟁이 일어났던 산속에서 그 흔적을 찾는 일을 했다. 폭탄이 떨어졌던 그곳은 그 당시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듯 나무가 기형적인 모습으로 가장 윗부분이 앙상하게 나뭇잎 없이 자라고 있었다. 무언가 나오면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서 나왔는지 지정해둔 기호로 매일매일 체크하는 것도 신선했다. 온종일 흙을 파내고 옮겨 닮고 그러다 가끔 나오던 총알과, 총알 덮개. 다 함께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해내는 것은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특히 마지막 봉사 날 아주 다량의 총알과, 벨트까지 발견할 수 있었는데 남은 작업을 함께해줄 봉사자를 추가로 모집했었는데 많은 친구들이 손을 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었다. 그리고 나도 별 도움은 안 될 테지만 남아서 그들을 도와주었다. 함께 일하며 이야기를 했을 때 참가자 모두가 이제부터 다시 2주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아주 자주 액티비티 활동을 하였는데, 나는 이번 기회에 카약과 서핑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 카약은 내 생각보다 잘 저어지지 않아서 애를 먹었는데 카약을 타지 않은 친구들이 계속 come on! 하면서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
친구들 중 나를 유독 좋아해 주었던 참가자들이 기억난다. 나탸는 특히 나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었는데 자주 화장을 하는 내가 신기했던 것 같다. 나탸는 가끔씩 나를 찍어 놀래기도 하며 함께 자주 어울렸다. 까를라라는 친구도 갑자기 나타나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날 놀랬으며, 이리나, 발레리아, 에스트래야, 쥴레네, 소냐, 산드라, 알렉산드라, 아마야,네레아,쯔완,바오 모두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었다. 마지막 주의 금토일은 레모나 지역의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생에 첫 파티여서 아주 들떴었는데. 한 손에는 맥주나 깔리무초를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었다. 친구들 모두 모여 놀았던 그 파티는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우선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내가 유일한 한국의 여자애였기 때문이기에 우려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모두 나를 편하게 생각해주었기 때문이다. 또 삽질과 곡괭이질 등 힘든 일은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한 나 자신이 뿌듯하며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을 이 캠프를 통해 알았으며, 공동체 의식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다국적의 친구들과 한 곳에 모여 어느 순간 보니 친해져있는! 이런 캠프에 참가했다는 것이 참 뿌듯했다.

그렇지만 이 캠프에서는 밥이 이미 차려져서 나오기에 오직 스페인의 음식만 맛볼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