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뜻밖의 프랑스, 낯가림 극복

작성자 김주영
프랑스 CONCF-005 · 건설/보수 2017. 07 Lagoiran

LANGOIRAN - Wash-house restorati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매일 똑같은 패턴의 대학생활과 매번 무의미하게 보내는 방학을 더이상 겪기 싫어서 무턱대고 신청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차피 떨어질건데 그냥 신청만 해보자'라는 심정이었다.
평소에 복수전공을 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스페인의 축제를 1지망으로, 프랑스의 보수 건설을 2지망으로 신청하였다.
당연히 1차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역시 그럴 주 알았다는 마음으로 두번 째 결과를 확인하였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합격통보를 받았다.
엄청나게 부족한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던 나는 캠프생활을 하며 언어부분에서 엄청난 마찰이 있을 것 같고, 동남아를 제외한 유럽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 크게 걱정을 하였다.
운 좋게도 같이 신청한 친구까지 합격되면서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고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활동한 지역은 프랑스 샤르드골 공항에 내려서 기차를 타고 네시간은 가야 나오는 보르도에서도 차를 타고 삼십분은 더 들어가야 나오는 'lagoiran'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캠프 참가자는 현지인 리더 3명을 포함한 총 15명으로 러시아2, 독일2, 프랑스2. 벨기에, 멕시코, 스페인2 와 나와 내친구였다.
처음 다같은 자리에 모였을 땐 그 공기마저 어색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몇가지 질의응답을 한 후 자연스럽게 조금 씩 벽을 허물어 갔다.
우리가 하게 되는 활동은 마을의 세탁부지를 보수공사 하는 것이었다. 장소를 처음 본 날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댐의 물에는 이끼가 가득했으며 그 외 장소에는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첫날은 그 장소를 치우는 것만으로 시간을 다 보냈다. 다음 날 부터는 나무목판을 자르고 다듬어서 보수를 시작했다. 평생 만져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전기톱을 포함해 여러 공구를 써가며 하루하루 완공에 가까워졌다.
주말에는 우리끼리 시내에 나가 밤새 놀고 아침에 돌아오기도 했다.
바다를 간 적도 있는데 부산 해운대 바로옆에 살아 바다에 아무런 흥미가 없던 나와 달리 다른나라 친구들은 바다를 생전 처음 보는 아이도 있었고 아주 어릴 때 이후로 몇년만에 보는 아이도 허다했다.
이 마을에는 유난히도 축제가 자주열렸다. 내 캠프기간은 총 21일이었는데 그 중 5번 정도의 축제가 열렸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처럼 규모가 큰 축제가아닌 마을사람들끼리 소소하게 만남을 가지고 와인한잔 하는 정도의 작은 규모였다.
인종차별이란 단어를 한번도 떠올린 적이 없을정도로 캠프참가자들과 마을사람 모두 하나같이 매우 예의바르고 친절했다.

매일 식사당번과 청소당번을 정해서 번갈아가며 활동을 했는데
내가 식사당번인 날 한국에서 사간 라면인 불닭볶음면 5개와 짜파게티 5개를 끓여주었다.
애들이 하도 매운걸 못먹어서 짜파게티5개와 불닭볶음면은 면만 5개넣고 소스는 하나만 넣었는데도 다들 매워서 눈물이 맺히고 헥헥거리며 먹었다.
평소에 자기자신이 매운걸 엄청나게 잘 먹는다고, 멕시코인들은 다 매운걸 잘먹는다고 부심을 부리던 멕시코 친구 조바나도 한젓가락을 먹더니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너무 맵다고 입에서 불이난다고 표현했다.

떠나기 마지막 날 절떄 완성되지 않을 것 같았던 보수건설활동이 모두 마무리되어 마을 주민들을 그 장소에 초대하고 우리 모두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선보이며 파티를 했다.
저녁에는 간단하게 맥주와 와인을 마시면서 각자 한마디 씩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갑자기 한명이 울더니 우리 전체 모두가 엉엉소리를 내면서 서로를 껴안고 울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21일동안 같이 먹고 자고 활동하고 해서 그런지 깊은 정이 들었었나보다. 서로 메일과 현지 집 주소를 주고받고 다같이 그룹메신저를 만들어 아직도 연락을 간간히 하면서 지내고 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으로 먼저 다가가기 어려워하고 길게 대화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캠프로 인해 그런 게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외국아이들 모두 서슴없이 다가오고, 전혀 민망할 틈 없이 친화력을 뿜어내서 처음엔 당황했지만 점차 익숙해지자 어느순간 내가먼저 처음보는 마을 주민에게 인사하고 대화까지 이어나가게 되었다.
내가 이곳을 오지 못했다면 평생 글로만 보고 직접 체험하지 못할 프랑스의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고 다 다른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과 삼주동안 먹고 자며 활동할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유익하고 하루하루가 보람찼다.
캠프가 끝나고 파리를 여행하기도 하고 원래 1지망으로 희망하던 스페인에가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자유여행을 가기도 했다. 솔직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이런 캠프가아닌 자유여행으로 가도 충분히 매력있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싶은 나라이지만 이렇게 캠프에 참여하므로서 여행으로만 못느끼는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캠프에 참가하는 목적인 것 같다.
다음에 또 참가할 의사 200%로 이번 겨울방학이나 내년 여름에 또 갈 계획이다.
내 인생에 절대 잊지못할 하나의 추억이었던 프랑스에서의 워크캠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