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여우처럼 길들여진 2주
Eco farming-5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늘을 절반 정도 가린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고개를 꺾어 구름 속을 헤집어보아도, 새카매야 할 밤하늘을 밝히는 붉은 전등들 사이에서 눈을 감아보아도, 어디에서도 내게 청량감을 줄 색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넋 놓고 바라볼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원했고, 나를 압도하는 순수한 광경 아래에서 사색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내가 몽골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인기가 많은 키즈캠프가 아닌, 이 캠프를 선택한 이유는 불타오르는 영광스러운 노을을 등 뒤로, 마른 흙을 손가락 사이로, 하늘 가득 내리는 별비를 머리 위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5월에 미리 방학 계획에 맞추어 8월 캠프를 신청했다. 7월말까지도 내내 바빴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캠프는 잘 다녀왔지만, 날씨로 인해 고생을 조금 했다. 참가 전에 미리 신경 써야하는 것은 침낭과 비자, 그리고 환전이다. 신용산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 한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몽골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100명 정도의 대기 인원이라면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환전의 경우, 나는 캠프 이외에도 고비사막투어를 계획했기 때문에 달러를 많이 환전해갔다. 워크캠프만 참여할 계획이라면, 국영백화점에 한국돈만 들고 가도 충분하다. 다만, 달러를 울란바타르의 다른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더 좋긴 하다.
내 목적은 드넓은 초원에서 그저 생각에 잠긴 채 휴식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워크캠프에 참여하는 것이니만큼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기대도 컸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또,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 기대되지 않는 게 없었다. 캠프로 출발하는 길부터 설렘이 가득했다.
5월에 미리 방학 계획에 맞추어 8월 캠프를 신청했다. 7월말까지도 내내 바빴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캠프는 잘 다녀왔지만, 날씨로 인해 고생을 조금 했다. 참가 전에 미리 신경 써야하는 것은 침낭과 비자, 그리고 환전이다. 신용산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 한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몽골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100명 정도의 대기 인원이라면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환전의 경우, 나는 캠프 이외에도 고비사막투어를 계획했기 때문에 달러를 많이 환전해갔다. 워크캠프만 참여할 계획이라면, 국영백화점에 한국돈만 들고 가도 충분하다. 다만, 달러를 울란바타르의 다른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더 좋긴 하다.
내 목적은 드넓은 초원에서 그저 생각에 잠긴 채 휴식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워크캠프에 참여하는 것이니만큼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기대도 컸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또,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 기대되지 않는 게 없었다. 캠프로 출발하는 길부터 설렘이 가득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첫 날 도착하면, 짐을 옮기고 곧바로 오티를 시작한다. 자기 소개를 각자 하고, 팀을 뽑는다. 우리는 한국인 3명, 프랑스인 3명, 홍콩인 2명, 이탈리아인 1명, 대만인 7명이었다. 하루 일정은 쿠킹 팀, 워터링 팀, 파밍 팀, 클리닝 팀으로 나뉘어 이루어진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점심, 저녁을 요리하는 팀, 농장 나무들에게 물을 주는 팀, 밭에 가서 일하는 팀, 그리고 숙소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팀이다. 항상 클리닝 팀과 워터링 팀이 인기가 많았다. 파밍팀은 밭에 가서 손발을 비롯해 옷도 잔뜩 더러워지기 일쑤였기 때문이고, 쿠킹팀은 식사 후 아주 찬 물로 설거지를 해야했기 때문에 인기가 없었다. 매일 저녁 식사가 끝나면 다음 날 각 팀을 제비뽑기로 뽑았는데, 곳곳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는 클리닝 팀을 제외한 모든 팀을 겪어봤는데, 설거지는 힘들지만 쿠킹 팀이 제일 재미있었다. 나와 한국인 언니, 그리고 홍콩인 2명과 함께했는데, 홍콩 친구들이 아주 섬세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가방에는 아주 많은 것들이 있었고, 그들의 손은 아주 다양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점심, 저녁의 메인메뉴는 그 친구들이 가져 온 소스에서 탄생했고, 나와 언니는 각자 가져 온 김과 고추장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계란말이도 부쳐서 고기 옆에 올려주었을 뿐이었다. (음식의 정확한 명칭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카레맛 닭고기와 어떤 누들이었다.) 멋진 홍콩 친구가 테이블마다 종이꽃을 만들어서 올려두어서 그 날은 레스토랑에 온 기분을 느꼈다!
그 밖에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은데, 쉬는 날에 리틀고비투어도 갔었고, 저녁 식사 이후 몽골어 배우기 시간, 각국 전통놀이 배우기 시간, 각 나라 소개하기 시간, 몽골어 외에 자체적으로 각국 언어 알려주기 시간 등을 가졌다. 제일 즐거웠던 건 각 나라 카드게임을 배워서 놀았던 시간이다. 리틀 고비 투어 이후, 우리는 거의 매일 밤 부엌에서 새벽까지 카드게임을 했었다!
나는 클리닝 팀을 제외한 모든 팀을 겪어봤는데, 설거지는 힘들지만 쿠킹 팀이 제일 재미있었다. 나와 한국인 언니, 그리고 홍콩인 2명과 함께했는데, 홍콩 친구들이 아주 섬세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가방에는 아주 많은 것들이 있었고, 그들의 손은 아주 다양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점심, 저녁의 메인메뉴는 그 친구들이 가져 온 소스에서 탄생했고, 나와 언니는 각자 가져 온 김과 고추장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계란말이도 부쳐서 고기 옆에 올려주었을 뿐이었다. (음식의 정확한 명칭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카레맛 닭고기와 어떤 누들이었다.) 멋진 홍콩 친구가 테이블마다 종이꽃을 만들어서 올려두어서 그 날은 레스토랑에 온 기분을 느꼈다!
그 밖에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은데, 쉬는 날에 리틀고비투어도 갔었고, 저녁 식사 이후 몽골어 배우기 시간, 각국 전통놀이 배우기 시간, 각 나라 소개하기 시간, 몽골어 외에 자체적으로 각국 언어 알려주기 시간 등을 가졌다. 제일 즐거웠던 건 각 나라 카드게임을 배워서 놀았던 시간이다. 리틀 고비 투어 이후, 우리는 거의 매일 밤 부엌에서 새벽까지 카드게임을 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짧지도 길지도 않은 2주동안 나는 이 자연에 길들여졌다. 창가였던 내 자리는 동이 틀 때마다, 해가 질 때마다 환한 햇살을 머금었는데, 나는 길들여진 여우처럼 창 옆에 앉아 해를 기다렸고, 때로는 담 위에 올라앉아 지평선 너머에서 구름에게 알랑거리는 해를 마중나갔다.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싶고, 밤 늦게 눈을 감고 싶지 않았다.
습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햇볕이 따사로운 이 곳에서 나는 삶에 대해 조금 배웠다. 미래를 그리며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상상하면서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그려야한다고도 생각했다. 나에게 삶이란 행복을 추구할 새 없이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뿐인 시간이었다. 내가 그린 현재와 미래 어디에도 행복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캠프에서의 생활과 사람들과 했던 진실된 대화들은 내게 행복이 어떤 느낌인지 어렴풋이 알게 해주었다. 주체적으로 사람들과 꼭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하길 바란다.
한국에 돌아온 후 가장 그리워진 건 탁 트인 공간이었다. 작은 땅에 인구가 밀집된 서울에 살면서 잠들기 전이면 들판과 하늘 사진을 종종 열어보곤 한다. 비록 지금은 한국에 있지만, 언젠가 몽골을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습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햇볕이 따사로운 이 곳에서 나는 삶에 대해 조금 배웠다. 미래를 그리며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상상하면서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그려야한다고도 생각했다. 나에게 삶이란 행복을 추구할 새 없이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뿐인 시간이었다. 내가 그린 현재와 미래 어디에도 행복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캠프에서의 생활과 사람들과 했던 진실된 대화들은 내게 행복이 어떤 느낌인지 어렴풋이 알게 해주었다. 주체적으로 사람들과 꼭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하길 바란다.
한국에 돌아온 후 가장 그리워진 건 탁 트인 공간이었다. 작은 땅에 인구가 밀집된 서울에 살면서 잠들기 전이면 들판과 하늘 사진을 종종 열어보곤 한다. 비록 지금은 한국에 있지만, 언젠가 몽골을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