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빌슈타트, 낯선 곳에서 찾은 용기

작성자 이유정
독일 IBG 15 · 보수/건설 2018. 07 Willsteatt

Willstaet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우리 과는 선배와의 교류가 잦다. 몇몇 선배들이 워크캠프로 인도, 폴란드, 독일 등을 다녀오고 모두 워크캠프가 재미있었고 유익한 경험이었다며 나에게 추천해주었다. 나도 워크캠프에 대해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그렇듯 외국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그 친구들과 현지에서 지내보고 싶었기 때문에 참가했다. 또 부족하지만 현재 내 영어실력으로 친구들과 얼마나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참가 전 선배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었다. 하지만 무슨 일을 몇 명이 하는지, 어떤 숙소에서 묵으며 숙소의 구체적인 위치는 어디인지는 인포싯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오리엔테이션를 참여했을 때 주의할 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어디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등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참가 동기에서 드러나듯이 워크캠프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를 기대했다.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얻기를 바랐고 현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또 참가자들에게,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을 주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지냈던 빌슈타트(Willsteatt)라는 도시는 마트도 하나 밖에 없고 카페도 두 개, 성당은 한 개 밖에 없는 작은 도시였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우리가 할 일은 초등학교 펜스를 사포질해서 그 전에 칠해져 있던 페인트를 벗겨내고 새로 페인트칠을 하는 일이었다. 일은 꽤 힘들었다. 사포질을 하는 것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먼지가 많이 날렸다. 실제로 나는 먼지가 눈에 너무 들어가서 눈이 빨개지고 낫지를 않아 귀국 후 병원에 와보니 결막염까지 걸렸다. 2주차에 우리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사포질을 하고 있으니, 관리하는 사람이 마스크를 주었으나 날이 매우 덥고 볕 아래에서 마스크까지 끼니 너무 답답해서 대부분 벗고 작업을 했다.

여러 개의 특별한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써보고자 한다. 우리 캠프는 리더와 참가자 간의 갈등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자면, 처음에는 리더와 참가자들 간의 사소한 트러블이었다. 어디서나 트러블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는 다른 참가자들과 리더의 사이를 좋게 하고자 노력했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월드컵 결승전을 프랑스에서 보게 되었고(일요일), 이 날 리더는 마약을 하고 나타났다. 리더가 다른 참가자들에게 자기는 오늘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마약도 했다고 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점점 고립되어가는 리더를 감싸주고 싶었지만 워캠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마약은 안 된다고 교육받은 나에게 거부감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리더와 어울리기가 싫었고, 굳이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리더는 2주차에 배가 아파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보여주며 봉사활동에서 빠졌고 우리들이 봉사를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다. 우리는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이 힘들었으며, 사포나 페인트가 부족할 때도 바로 보충 받지 못했다. 리더는 게을렀으며 트름과 방구를 아무렇지 않게 했다. 또 자기가 먹은 것을 치울 줄 몰랐으며 워크캠프가 끝난 후 청소를 할 때도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적극적이지도 않았다. 마지막 날에 다른 참가자들은 떠나고 나와 한 친구가 늦게 가게 되어서 (둘이 프랑스로 방향이 같았다.) 남아있는데 리더가 짐을 싸고 가려고 하길래 내가 숙소에 좀 더 남아있어도 되는지 물었더니 자기 문제 아니라며 떠났고, 리더는 한국, 중국, 멕시코 친구들이 줬던 선물도 버렸다. 이런 리더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개인적으로 나는 IBG측에 연락을 한다면, 우리의 캠프가 끝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리더와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 눈치보는 것도 힘들었고, 결론적으로는 나도 리더를 신뢰할 수 없었다. 한국에 와서 한국 워캠측과 연락을 했더니 그런 상황에서 한국과 연락을 해줬다면 바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 만약, 이후 워캠에 참가하는 참가자들 중 이러한 리더와의 트러블이 있는 참가자가 있다면 주저없이 한국 워캠측에 연락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참가 후 영어 실력이 늘었다기 보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의사소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또, 내가 다가간다면 그들도 친해지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안다는 확신이 생겼다. 다양한 문화들을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모였지만 다들 너무 착하고 적극적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친구들이 “공평”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내가 설거지하고 있으면 “넌 어제 했으니 공평하지 않아. 내가 할게.”라고 말하며 나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좋았다.

정말, 다시 갈 수 있다면 워크캠프에 참여하고 싶다. 실제로 친구가 워캠에 대해서 물어봐서 “정말 추천한다. 난 또 가고 싶다.”고 했다. 워캠에서 사귄 친구들이 한 말이 있다. 나는 터키에도, 스페인에도, 이탈리아에도, 멕시코에도, 중국에도 집이 있다고.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앞으로 워캠에 참가할 참가자들도 전 세계에 가족과도 같은 친구들을 사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