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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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예진
독일 VJF 3.4 · 축제/보수 2018. 06 - 2018. 07 베를린

Maxi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작년, 이끌리듯 워크캠프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후 휴학을 결정했다. 부모님께 손벌리고 싶지 않았던 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돈이 어느정도 모이자 바로 나의 첫 워크캠프인 대만 워크캠프를 떠났다. 처음 혼자 떠나는 대만여행에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비교적 짧은 기간인 활동을 선택했고 그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아쉬운 첫 워크캠프를 다녀온 후에는 다시 알바몬이 되어 휴학시기가 같은 대학 동기와 유럽으로 워크캠프를 가고자 했다. 경비가 어느 정도 모아졌을 때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되어 계획이 무산되었다. 한껏 기대를 했던 탓인지 아쉬움은 배가 되었다. 혼자라도 떠날까 했지만 대만에서의 외로웠던 기억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렇게 갈지말지를 한참을 망설이다가 까짓거 다시 한번 떠나보자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번 워캠 준비는 유럽이라는 크고 먼 대륙에 가는 것이라 처음 떠나는 여행처럼 긴장되었고 긴장했던 만큼 대만에서의 시간을 경험 삼아 꼼꼼하게 준비하려 노력했다.
두번째 워크캠프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워캠프리스쿨이었다. 대만 워캠은 촉박하게 신청했던 탓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참여할 수 있었다. 워캠프리스쿨은 예비참가자들과 선참가자들을 만나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워캠 준비과정에서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트램을 타고 내려서 도보로 9분, 구글맵을 보면서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며 긴장된 마음으로 MAXIM 에 도착했을 때에는 캠프리더인 카티야와 세냐가 악수를 하며 나를 반겨주었고 MAXIM의 일원인 루카가 먼저 와있던 봉사자들이 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해주었다. 워캠을 떠나기 전, 처음 가보는 유럽 그리고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선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걱정하고 있었던 터라 또래의 봉사자들을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이 가장 긴장되었지만 걱정과 달리 친구들은 나를 환영해주었고 우리는 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서로의 이름을 외우고 그 이후에도 서로를 알아가려 노력하였다.
이 워캠의 주제는 '축제'였지만 축제는 단 하루였고 그 이외에는 축제에 쓰일 도구들을 옮기는 일, MAXIM의 정원을 가꾸거나 테이블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의자를 손질하는 일 등을 하였다. 봉사시간이 끝난 후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져 박물관을 가거나 친구들과 쇼핑을 하러 가곤 하였다.
축제에서는 와플을 만드는 팀, 주문을 받는 팀, 맥주를 전해주는 팀 이렇게 세 팀으로 나눠서 움직였고 나는 와플팀이 되어서 "슈가파우더를 넣어드릴까요 빼드릴까요?"라는 말을 독일어로 말하며 손님들을 상대하였다. 독일어는 하나도 몰랐던 내가 들은대로 말을 하니까 MAXIM 사람들은 귀엽다는 듯이 웃었고 서로 돕고 도와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와플은 품절되었다.
축제가 끝난 후 며칠이 지나 축제를 도와준 사람들과 다같이 작은 파티를 열었는데 그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독일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유럽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을 보지 못했던 나는 한국말로 나에게 말을 건 스티브가 너무나 반가웠고 그 날 나와 스티브는 한국과 독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MAXIM에서 좋았던 점은 이동수단에 있어서 봉사자마다 자전거를 빌려주어서 친구들과 어딜 나가거나 단체로 이동함에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가 있었던 점이 특별했다. 만약 그저 여행으로 왔다면 베를린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생각과 경험을 했었을까 싶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친구들과 돈독한 사이가 되어 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경험했던 첫 워크캠프는 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했었고 이번에도 친구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으며 워캠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활동 내내 붙어다녔던 그리스 친구 카트리나는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나의 정신적 지주였다. 워캠 마지막 날, 가장 먼저 떠나는 친구는 카트리나였고 나는 그녀를 정류장까지 바래다 준 뒤, 돌아서자마자 혼자 펑펑 울면서 숙소로 돌아갔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던 지난 안일했던 날들을 반성했다. 이번 워크캠프를 다녀오고 나서 특별히 친화력이 좋거나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마음이 맞는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되었다. 나와 카트리나는 아직까지 연락을 하고 있다.
두번째 워크캠프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은 나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크캠프를 떠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다시 인천공항을 밟기까지 모든 것을 혼자 계획하고 조사하면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나 자신을 믿고 행동해야한다. 도전을 두려워했던 예전의 나는 성장했다. 수동적으로만 살아왔던 내가 내 인생의 주체적인 인물이 되는 과정 속에 워크캠프는 나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었다. 워크캠프는 확실히 내 인생의 큰 부분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