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뮌헨, 음악과 술에 취한 여름날의 꿈
Graefelfin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올해 초,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는 방학에 유럽에 같이 가자며 나에게 워크캠프에 대해 얘기 해 주었다. 당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감 부족 등으로 우울하고 아무 의욕이 없던 나는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승낙했다. 외국에서 외국 사람들과 봉사를 하면 나의 영어 불안증, 외국인 기피증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워크캠프를 신청했다. 친구와 함께 열흘 간의 봉사가 포함된 유럽 여행 일정을 짜며 나의 가슴은 설렘 반 불안 반이었다. 워크캠프를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독일 뮌헨에서 전철로 십오분 거리인 동네에서 봉사를 했다. 내가 참여한 봉사는 그 한적한 주택가 마을의 주민들이 주최하는 음악 축제에서 일손을 돕는 것이었다. 봉사 팀원은 리더를 포함해 총 아홉명으로, 멕시코, 스페인, 터키, 덴마크, 러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젊은 친구들로 구성돼있었다. 봉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맛있는 술과 음식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팀원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정말 친절했다. 그곳에 있는 동안은 유럽을 여행하며 동양인이라 주눅들었던 순간따위는 없이, 정말로 내가 그곳 사람인것 같은 동화감을 느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영어를 못해서 불안했던 것과는 달리 팀에는 나만큼 영어를 못하는 친구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얼토당토않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정말 재밌었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말은 통한다는 것에 자신감을 받았다. 팀원들 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독일 사람들 모두 친절하고, 배려와 관심이 있었다. 그동안 독일인에 대해서 딱딱하다거나 퉁명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다른 유럽인들과 비교해 가장 친절했다. 다만 캠프 리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좋은 감정이 들지 않는다. 캠프리더는 언제나 짜증난 표정을 짓고있었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으며, 일정이나 생활에 대해 공지를 해 주는 일이 드물어 생활에 대해 다소 불안감을 주었으며, 매일 스페인, 멕시코 친구들과 스페인어로만 대화를 해 안 그래도 영어도 못해서 리더에게 무시당하는 기분이 드는데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했다. 가장 싫었던 순간은 마지막날 캠프에 대해 설문지를 작성해 냈을 때, 내 앞에서 내가 쓴 것을 읽으며 '열두살 같다'고 영어 실력을 폄하했던 순간이었다. 비록 설문지에 이름은 쓰지 않았으나 나이와 성별은 써야했고 영어 수준까지 생각해보면 여덟명밖에 안되는 사람들 중 누가 그 설문지를 썼는지는 바로 유추할 수 있었다. 아무리 내가 썼음을 몰랐다고 해도 그건 정말 배려 없는 행동이었고, 영어 실력으로 수치심을 느낀 유일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