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케냐, 불편함 속에서 찾은 진짜 행복

작성자 김시연
케냐 CIVS-STV-01 · 건설/보수/교육/일반 2019. 01 Kakamega

KHALABA COMMUNITY DEVELOPMENT GROU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볼까?’ “해보자!”]
“대학교 4학년? 그럼 취업 준비 하고 있겠네?”, “다음 학기에 졸업하겠네?”, “취업 어디로 할 지는 정했어?”
‘대학교 4학년’이라며 내 소개를 하면 대답 대신 오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 대답과는 달리 내 대답은 항상 “아직 찾는 중이에요~” 였다. 대학 4년 내내 해외봉사 한 번 못해본 나로서는, 주변에 해외봉사 다녀온 친구들이 “열악한 환경에 혼자 있다보면 나 스스로와 더 친해져” 라고 할때마다 내심 부러웠고, 해외봉사는 어느새 나의 ‘대학 졸업 전 버킷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케냐’. 학교 홈페이지에서 워크캠프기구 연계 해외 자원봉사활동 공지글을 읽다가, 파견 국가 목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나라였다. 죽기 전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기에 평범한 여행이 아닌, 그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러 간다는 것은 나에게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케냐라는 나라는 낯설고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기 때문에 지원했다.

워크캠프 합격 후에 같이 갈 동생들과 항공권을 찾아보았고 말라리아, 황열병 등의 예방접종을 했다. 또한 전기 어댑터, 편한 옷, 고추장 등의 준비물을 챙기고, 현지에서 살 것들 정리도 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케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인 리더 Dominic이 우리를 픽업하러 와주었고, 다음날 나이로비의 CIVS Kenya 사무실에서 2시간 가량의 오티를 하고, 나이로비 시티투어를 했다. 그 다음날 나이로비에서 10시간 버스를 타고 우리가 3주간 있을 Kakamega 지역으로 이동했다. 물과 전기가 거의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케냐의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라, 현지인들이 외국인만 보면 좋아하며 “Jambo” 혹은 “Mambo”라며 말을 걸고 인사를 했다.

우리가 캠프기간동안 살 곳은 고아원이었다. 처음 우리의 숙소인 흙집을 보고 믿기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유년시절 내내 이곳에서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금방 적응했다. 모기장을 설치하고 침낭 안에서 잤으며, 매일 밤 벌레와의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매일 아침 강에서 물을 길러와야 했고 봉사자 1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매 식사 때마다 직접 요리, 설거지, 청소를 번갈아가며 맡아 생활했다.

보통 오전엔 동네의 가정집에 가서 잡초 제거, 히비스커스 꽃 수확, 염소 농장 청소, 바나나 나무 씨앗 심기, 비료 만들기, 벽돌 만들기 등을 했다.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갖거나 고아원 아이들과 놀아주었다. 주말에는 빅토리아호수를 보러 가거나 근처 숲으로 트래킹하며 일출을 보러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Melsa라는 5살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게 도와준 일이다. Melsa가 가방, 학교 유니폼, 책, 노트, 필기구가 없어 학교에 못 간다는 얘기를 듣고 봉사자 5명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아이가 필요한 것들을 사주었고, 그 아이는 그 다음날부터 바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인당 6,000원 정도가 우리에게는 큰 돈이 아니었지만 케냐에서는 한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만한 돈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온 Giulia, 오스트리아에서 온 Lea, 나와 같은 학교에서 같이 온 동생들, 그리고 케냐인 5명과 함께한 3주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다시는 해볼 수 없을 것 같은 경험이기도 한 워크캠프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물도, 전기도 없는 환경에서 3주 동안 살아보니 생활력이 강해졌다.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이 간 동생들과 워크캠프를 마치며 서로의 친구들에게 추천해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았었다. 나의 답은 “내가 겪은 것들을 다 말해주고, 그 친구한테 직접 선택하라고 할 거야.” 였다. 비록 3주 내내 뜨거운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에서 일하고 그만큼 몸도 많이 상하지만, 그래도 경험해보고 싶다면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저 외국인들만 보면 행복해하고, 하루 아이들의 방에서 같이 잠만 자도 그들의 노래와 춤으로 맞이해주는 아이들이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같이 노래하고 춤추던 밤이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아이들에겐 또다른 행복이다. 이렇게 작은 것으로도 행복해하는 아이들에게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배울 수 있었다. 같이 간 동생들과 10년 안에 다시 오자는 약속 꼭 지키고 싶다.

첫 번째 사진 : 고아원 모습 (제일 왼쪽이 아이들 방, 가운데와 오른쪽 흙집이 봉사자들 방)
두 번째 사진 : 고아원 앞 풍경
세 번째 사진 : 히비스커스 꽃 수확한 날 봉사자들의 손
네 번째 사진 : Melsa 처음 학교 다녀온 날
다섯 번째 사진 : 그리운 봉사자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