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잡념 대신 우정만 남았다

작성자 서지은
독일 IBG 21 · 보수/노력 2019. 08 독일 Ehningen

Renovation Work Ehning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보수 워크캠프라고 해서 별다른 기술도 필요없고,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된다고해서 신청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일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많은 스트레스를 잊어버리고, 그 순간만큼은 독일의 작은 도시에서 오로지 내 눈 앞의 노동에만 집중해서 잡념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설명에는 침대커버까지 전부! 제공되니 침낭도 가져오지 말라고 되어있어서 어느 정도 숙소도 좋을 것 같다는 예감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간 김에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만나고, 워크캠프 끝나면 유럽여행도 하고 싶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한국에 대해 소개해주고 싶어서 공기 놀이, 호떡 믹스, 불고기 소스 등도 같이 준비해서 갔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민간 외교 사절단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가자 마자 금요일은 처음 만나는 날이라고 인사하고, 캠프버짓으로 맥주와 와인을 사와서 파티를 했다.맥주의 나라 독일 답게 공금으로 맥주/와인 정도는 허용되었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첫날 자기소개하고, 서로 나라 게임도 알려주고 놀다보니까 거의 밤새 놀았던 것 같다. 토요일/일요일은 주말이라 일을 안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근처 뮤직페스티벌 참가와 블랙포레스트라는 곳에서 하이킹(나중에 캠프리더가 고백했지만 중간에 길을 잃어서 무려 약 22km)을 했다. 교통비까지 전부 캠프 버짓으로 갔다. 이쯤 되니 우리가 워크캠프로 온 것 같으면서도 함께 여행 온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같기도 했다. 토요일 뮤직페스티벌 옆 동네에서 또 페스트벌을 준비하는 워크캠프가 있다고해서 놀러갔던 것이다. 우연히 시기가 겹쳐서 갔는데, 거기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하고 모여서 춤추고 놀고 그랬다. 뭔가 한국에서는 굳이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친해지자! 이러지 않는데, 워크캠프에서는 나온 김에 "너도 친구! 나도 친구! 우리 모두 친구! "이런 분위기가 있어서 낯가림을 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워크캠프만 생각하고 모였는 데 이렇게 예기치 못한 다양한 기회가 모여서 믿을 수 없이 짧은 기간동안 엄청나게 친해지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단순히 여행으로만 떠난 독일이었다면, 이런 소중한 인연을 만나고 추억을 쌓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보수 일을 하면서 물론 신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너희 나라에선 이런 거 해? 우리는 이렇게 해~" 등등.. 서로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어 넘기던 순간들이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평생동안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할 사람들이었는데 이렇게 전 세계에서 작은 마을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기적같았고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나라가, 다양한 문화가, 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항상 어느새 이제 적응되는 것 같다 싶으면 마지막의 순간이 오곤 한다. 끝이 있기에 그 순간이 아름다운 것이겠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고 헤어짐의 순간에는 함께 한 시간이 얼마나 길었든 짧았든 상관없이 어색하고 힘들었다. 지금 헤어지만 앞으로 평생은 다시 못 만날 확률이 훨씬 높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런 내색 없이, 앞으로 꼭 다시 보자고 연락하며 지내자고 인사할 때 괜시리 코 끝이 찡했다. 워크캠프라는 소중한 매개체를 통해 만났지만, 다음에는 서로의 나라에서 서로가 목적이 되어 다시 한번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하고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