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낯선 땅에서 찾은 여유 한 스푼

작성자 강민군
독일 IBG 09 · 보수/축제 2022. 07 독일

Dirt Bike Contest Eisling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 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나의 시야를 넓힐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익숙한 환경 밖의 사람을 만나는 것은 또다른 일이니 말이다. 매일 한국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제 아무리 외국에서 살다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처럼 살아온 사람들이다. 나와 같은, 혹은 유사한 환경에서 자랐고, 내가 배우고 익힌 기본적인 사회적인 틀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며 더 큰 세상을 접하고 싶었다
참가 전 준비는 확실한 동기와 기대 때문이었는지 어렵지 않았다. 비록 혼자, 아무것도 모르는, 처음 가보는 땅에서 워크캠프 장소까지 직접 찾아가는 일은 굉장히 어려웠고 걱정이 많이 됐지만, 참가 전 준비는 되려 내가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줬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서의 활동은 사실 한국에서 흔히 접했던 봉사 그 이상이었다. 내가 경험한 가장 고된 노동은 사실 연탄 나르기 정도였다. 물론 연탄을 나르는 것또한 쉽지 않다. 대략 4kg 정도 되는 연탄을 한 줄 지어 사람들에게 건네고 건네 받고 하며 일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워크캠프에서는 곡갱이질도 하고, 삽질도 하고, 공사장 장비 같은 것들도 다루며 더 많은 힘을 써야했다. 물론 피로하고 힘들었지만, 그 일이 싫고 경멸스럽지 않았다. 좋은 동료들과, 현지 사람들, 그리고 봉사를 하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며 일을 하다보니 그 시간은 금방 지나가 있었다. 그랬기에 되려 마지막 날에는 시원섭섭한 마음이 맴돌았다.
함께한 사람들 모두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처럼 조용하고, 낮은 에너지의 말수가 적은 사람에게 그들은 내가 편하게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활동적이여서 함께 여행도 자주했고, 일을 할 때면 즐겁게 노래를 듣고 부르며 일을 했다. 함께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지만,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가장 먼저 크게 변화한 점은 조금 더 담담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일을 하다보면, 또 공동체에 있다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나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 조급해할 때면 편하게 '괜찮다', '조금 여유를 가져봐'라고 말을 쉽게 했지만, 정작 내게 그러한 일들이 닥치면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워크캠프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때로는 일을 할 때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당장 해야할 일들에 대해 크게 보고, 크게 그림을 그리며, 천천히 나아갈 수 있는 그러한 힘을 말이다.
또다른 점은,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 일을 하는 것도, 먼 외지에서 지내는 것도, 나와 다른 말을 쓰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모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당연히 두려움을 마주하게 되고, 불편하고, 힘들다. 그러나 그 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불편하고 힘들어 세워놨던 벽은 점점 허물어졌고, 이제는 다시 내가 능동적으로 사람들 앞에 가서 말도 하고, 혼자 많은 것들을 도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