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에서 보낸 여름, 생태정원과 함께한 농가생

작성자 박채영
독일 ICJA2609 · 농업, 노력 2026. 08 독일 고스베르크(드레스덴 근처)

Universitas in Farmhous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예전부터 한 번쯤 해외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다가 독일에서 진행되는 생태정원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현지 사람들과 직접 생활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단순히 여행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나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실제 생활 속에서 영어를 사용하며 영어 실력도 키워보고 싶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한편으로는 영어로 계속 소통해야 하는 환경에서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평소 외국인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해본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친구와 함께 신청해 출국하게 되어 처음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참가 전에는 현지에서 육체적인 활동을 많이 할 것 같아 체력적인 준비도 했고, 캠프에서 제공한 인포시트를 꼼꼼히 확인하며 침낭과 매트 등 공동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겼습니다. 특별한 목표를 정하고 참가했다기보다는, 지금이 아니면 하기 힘든 새로운 경험을 하나 더 쌓고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직접 부딪치며 소통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서의 활동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육체적이었습니다. 땅에 망치로 말뚝을 박고 삽으로 땅을 파는 등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작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참가자들과 짝을 지어 함께하다 보니 힘든 활동 자체가 오히려 서로 빨리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잘하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과정에서 며칠 만에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처럼 편해질 수 있었습니다.

캠프에는 스페인, 멕시코, 폴란드, 벨기에,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약 10명의 참가자가 함께했습니다. 특히 일본인 참가자와는 같은 동아시아권에서 왔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처음부터 통하는 부분이 많아 빠르게 친해졌고, 다른 참가자들과도 자연스럽게 두루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식사는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준비했기 때문에 멕시코 음식, 폴란드 음식, 다양한 비건 음식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음식을 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다른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끝난 뒤의 시간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매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카드게임을 하기도 했고, 캠프 기간 중에는 음악가가 찾아와 두 번이나 작은 콘서트를 열어주었습니다. 지역 주민들도 콘서트에 와서 함께 춤을 추고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 순간에는 외국에서 온 참가자와 지역 주민이라는 구분 없이 모두가 한 공간에서 함께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날 밤입니다. 모두 함께 불을 피워놓고 캠프파이어처럼 둘러앉아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나라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는데, 마지막에는 헤어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외국인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참가 전에는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았고, 외국인들과 계속 함께 지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함께 생활해보니 정확한 문법이나 완벽한 표현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말을 걸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가 부족해도 웃으면서 다시 설명하고, 몸짓을 사용하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다 보니 누군가 조금 더 움직이면 그 행동이 생각보다 눈에 잘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은 역할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힘들어 보이면 먼저 도와주려고 했고, 저 역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소한 설거지나 정리, 음식 준비 같은 일도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나누는 것만큼 서로의 일을 자연스럽게 돕는 것이 공동생활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스페인어에도 관심이 생겼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실제로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어 책까지 구입했습니다. 캠프에 가기 전에는 단순히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면, 돌아온 뒤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에 대해 직접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지막에는 헤어지는 것이 정말 아쉬웠고, 언젠가 이번에 만난 친구들을 각자의 나라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해외봉사 경험을 하나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온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