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마음을 열면 두려울 게 없다!

작성자 심어진
프랑스 SJ13 · 노력, 환경, 문화 2026. 06 - 2026. 07 파리 근교

An ecological festiv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생태 축제를 준비하는 봉사활동이었다. 워크캠프 프로그램 설명에 나와있기로는 축제 때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목공 교구와 축제를 위한 각종 장식품들을 만드는 일이었다. “프랑스”와 “생태 축제”, 그리고 “목공 교구”라는 세 단어에 선뜻 이끌려 1순위로 지원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외국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기대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어 설렘반 긴장반으로 워크캠프를 준비했다.
전에도 한두번 몇주간 해외에 나가본 적은 있지만 이미 익숙한 사람들과 단체로 가서 지낸터라 그때는 내가 따로 준비해야 하는게 있다거나 특별히 한국과 달라 불편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홀홀단신으로 해외에, 그것도 난생 가본 적 없는 유럽에서 생활을 해야 하니 기대가 되는 만큼 걱정도 컸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만으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게 흔지 않은 기회라는 생각이 되어 이왕 가게 된 거 잘 지내고 오자는 마음을 먹고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가기 전 했던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현지에서 했던 활동은 나의 기대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처음 도착해서 3일간은 적응하는 시간으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게임과 활동을 했고, 2주간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정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많았고, 쉬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공놀이를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빨래 등의 개인정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마피아게임, 노래방, 영화등의 재미있는 활동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가 참가한 캠프는 워크캠프 참가자들 외에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행자들과 몇달, 길게는 1년이상 그곳에서 지내는 장기 봉사자들로 약 30명 정도가 생활하는 곳이었고, 단체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팀을 나누어 생활에 필요한 요리, 청소, 설거지 등의 업무를 돌아가며 매일 조금씩 해야했다. 우리 팀은 매번 다른 장기봉사자, 혹은 진행자 중 한명과 스페인, 이탈리아 친구와 나, 이렇게 네명으로 이루어져있었는데 총 네번 정도 요리할 기회가 있어 한번씩 참가자들이 자기 나라의 요리를 하기로 했었다. 나는 한국에서 가져간 떡볶이 소스로 비빔국수를 만들기로 했었는데, 한식 재료가 완전히 갖추어지지 않기도 했고, 매운 음식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 입맛에 맞지 않을까 등등 걱정을 잔뜩 하고 요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없는 소면을 그나마 얇은 파스타면으로 대체해야했기에 비빔국수의 원래 맛을 아는 한국인 입장으로서는 맛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소스 덕인지 다들 맛있다고 해주어 뿌듯했다.
또 잊지 못할 경험중 하나는 캠프장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호수에 수영하러 종종 놀러간 것이었다. 물이 아주 맑지는 않았고, 바닥에는 진흙과 돌들이 있어 수영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재미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스스로 체감한 변화는 내가 조금 좋은 쪽으로 둔감해졌다는 것이다. 원래도 생활에 있어 왠만한 환경에는 잘 적응하며 지내왔지만, 이곳은 내가 지금껏 경험한 어느 곳과도 조금 달라 처음에는 당황한 상황이 종종 있었다. 우선 내가 지낸 캠프는 말그대로 언덕을 조금 올라가서 있는 숲속 한가운데였기에 당연히 벌레들이 많았다. 게다가 도착한 후 처음 며칠간은 유럽에 폭염이 있었던 터라 숙소 안이 매우 더웠는데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선풍기도 한대밖에 없어서 처음 며칠간은 땀을 흘리며 자야했다.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자기 위해 우리는 문과 창문을 열고 숲속의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고, 시간이 갈수록 나는 점차 숙소에 벌레가 나와도 놀라지 않게 되었다. 또 오기 전에도 걱정했던 것 중 하나인 물 역시 막상 마셔보니 나쁘지 않았다. 유럽물은 석회물질이 섞여 있어 배앓이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한국의 정수된 물을 마시는거에 너무 익숙해져있었던 터라 처음에는 생수만 마셨지만, 나중에는 나도 다들 마시는 수돗물을 점차 마시게 되었다. 직접 경험해보니 맛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다행히 나의 장은 생각보다 튼튼했던지 걱정과 달리 별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벌레와 물 모두 직접 경험하기 전 나에게는 유럽의 진입장벽 중 하나였지만, 다들 별일 아니라는듯 지내는걸 보고 “똑같은 사람인데 나라고 못할 거 없다” 고 마음을 조금 더 열고 나니 생활이 조금 더 편해졌다.
또 처음에는 나 혼자 동양인이었기에 혹시라도 잘 껴주지 않을까 조금 걱정을 했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점차 알게되었다. 이미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할 수 있었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알고 호의적이었다는 점도 한 몫한 것 같지만, 캠프에 있는 사람들 모두 다들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 느낌이어서 잘 어울리며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다들 한국과 다른 점이 많지만 역시 이곳도 사람사는 곳 이구나를 깨닫고 앞으로 어딜 가든 적응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