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꽉 차서 터질듯한 2주

작성자 구민서
독일 VJF 2.5 · 스터디, 노력 2026. 08 베를린 근교

Never Forget Sachsenhausen #3 - Music -Sound-Voic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워크캠프에 지원하게 됐다. 평소 해외에 나가고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대학생 때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경험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봤고, 그 답이 전 세계 또래 청년들과 함께하는 국제 워크캠프였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역사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라인 독일에서 진행된다는 것도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기대했던 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지는 것이었다. 동시에 걱정도 컸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잘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이 출국 전까지 계속 따라다녔다. 그래서 준비랄 것도, 나치나 2차 세계대전 관련 영어 단어들을 미리 익혀가는 정도였다. 최소한 대화의 맥락은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캠프에서 우리가 한 일의 대부분은 역사 공부였다. 자전거를 타고 주요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듣고, 작센하우젠 수용소 안팎을 걸으며 그 공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용소 내 건물을 관리하는 gardening 작업도 하루 1~2시간씩 병행했는데, 역사를 \\\'듣는\\\' 것과 그 공간을 직접 \\\'돌보는\\\' 것이 함께 이루어지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함께한 참가자들은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아르메니아, 프랑스, 폴란드 출신이었고, 동아시아인은 나 혼자였다. 신기하게도 스페인어권 친구들이 유독 많았다. 스페인인 2명, 멕시코인 3명에, 이탈리아 친구들도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알아들었다. 자연스럽게 스페인어 기본 표현들을 배우게 됐는데, 의도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나의 언어를 곁눈질로 익히게 된 경험이 꽤 재밌었다.

역사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한국도 식민지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서로의 나라 역사를 비교하며 공부하게 됐다. 각자 다른 배경에서 온 사람들과 \\\'지배와 저항의 역사\\\'라는 공통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게 이 캠프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 중 하나였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다녀오고 나서 극적으로 뭔가가 바뀌었다고 하긴 어렵다. 거창한 다짐이나 깨달음을 남기기보다는, 그때그때의 경험 자체로 충분히 좋았던 2주였다고 말하고 싶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잘 어울렸고, 역사를 책이 아닌 현장에서, 그리고 다른 나라 친구들의 시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우리 캠프의 주제였던 \\\'음악\\\'에 맞게, 우리가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아예 노래를 만들었던 기억은 정말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남아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따뜻하게 생각날 것 같다. 내가 혼자 노래를 불렀어야 해서 부끄럽기도 하고 용기가 없기도 했는데 친구들이 응원을 너무 잘해줘서 용기를 내어 불렀던 건 앞으로 나가 무언가를 해보는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